일기에 이런 걸 써도 된다고요?
일기 쓰기를 힘들어 하는 아이들에게 진수네 반 담임 선생님은 다른 학교 친구들이 쓴 일기와 자신의 어릴 적 일기를 들려줍니다. 오줌이 마려워서 곤란했던 이야기, 할머니 집 변소가 무서워서 옆집에서 똥을 눈 이야기, 딸꾹질 하는 누나에게 짓궂게 장난쳤던 이야기……. 쓰면 안 될 것 같은 이야기들을 일기장에 써도 된다는 사실에 아이들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고, 선생님의 도움으로 일기 쓰기에 대한 부담을 하나하나 내려놓게 됩니다. 엄마 눈치를 보면서 늘 시시한 이야기들로 일기장을 채우던 진수도 일기에다 편하게 제 마음을 표현하게 되고, 사고뭉치 상민이도 그동안 꼭꼭 숨겨 왔던 엄마에 대한 마음을 일기장에다 써내려가며 눈물을 쏟지요.
일기란 오직 나를 위해서, 나 스스로 쓰는, 나만의 이야기
일기를 꾸준히 쓰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관찰력도 길러지고 사고력도 깊어지며 표현력과 감성이 풍부해집니다. 어른들이 일기를 쓰라고 강요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점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자연스런 결과로 따라오는 것들일 뿐입니다. 그런데도 어른들은 눈에 보이는 당장의 성과만 기대하고 일기 쓰기를 강요하니 아이들이 일기 쓰기 싫어하는 이유가 그리 많아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일기는 아이들이 처음으로 써내려 가는 자신만의 삶의 기록입니다. 기쁘면 기쁜 대로, 속상하면 속상한 대로, 짜증나면 짜증난 대로, 자기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글감이 어떻든지, 글자를 틀리든지, 두서가 없든지 간에, 일기는 ‘오직 나만을 위해서, 나 스스로 쓰는, 나만의 이야기’입니다. 아무도 의식하지 않고 마음껏 자기 마음을 표현하면서 스스로 자기 마음을 정화하고, 하루를 돌아보고 정돈하면서 또 다른 하루를 맞이할 준비를 하게 해주는 나만의 비밀 친구 같은 것입니다.
책 속의 아이들이 그랬듯 이 책을 읽는 아이들도 일기 쓰기의 즐거움을 알고, 자신만의 비밀 친구를 만들어 가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일기 재밌고 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