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07
1. 첫 외출 09
2. 앗, 위험해! 19
3. 당분간 외출 금지 31
4. 헤이! 헤이! 친구! 40
5. 베란다 인간, 싱크대 인간 52
6. 천적, 개미 62
7. 레슬링 작전 74
8. 적이 적을 물리치다 84
9. 분해 의식 92
10. 씩씩쿠카의 시대 103
11. 재수 없는 날 114
12. 탈출 124
13. 아파트108호 영역 139
14. 야비한 지도자 151
15. 같이 사는 세상 163
아주 특별한 꼬마 바퀴 ‘퀴마’
대참사에서 혼자 살아남은 퀴마는 무리의 우두머리인 할아버지 곁에서 자라요. 여느 바퀴와 다를 바 없이 천진난만 호기심대장 장난꾸러기로 자라죠. 바퀴들에게 가장 큰 행사 ‘첫 외출’을 하기 전까지 퀴마는 자신에게 아주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걸 몰랐어요. 인간에게 한 마리가 발견되면 무리 전체가 위험하기 때문에 각별히 인간 눈에 띄지 말라는 주의를 단단히 듣고 출발한 첫 외출! 퀴마에겐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바퀴는 원래 자기 몸의 몇 천배 높이에서 떨어져도 끄떡없어요. 빠르기는 물론 몸을 회전하는 능력도 뛰어나고 번식력도 대단해요. 한 마리가 1년 동안 낳을 수 있는 새끼 수가 약 10만 마리일 정도예요. 후각은 인간보다 125배 발달했고, 다리가 잘려나가면 그 부분은 스스로 신경을 차단해서 고통을 느끼지 않아요. 바퀴의 능력 중 가장 으뜸인 건 바로 민첩성이에요. 민첩한 회전력 덕분에 인간 눈에 띄더라도 재빨리 방향을 바꾸어 몸을 숨길 수 있지요. 바퀴벌레가 이처럼 몸의 방향을 민첩하게 바꿀 수 있는 건 눈이 아니라 더듬이를 사용해 장애물을 발견하는 즉시 몸을 틀 수 있기 때문이에요. 바퀴는 하루 18시간 동안 더듬이를 닦아 항상 깨끗하게 유지하는 습성이 있어요.
“헤이! 헤이! 친구!”
첫 외출에서 인간의 목소리를 처음 들은 퀴마는 호기심이 발동했어요.
한 번도 본 적 없는 인간을 직접 보고 싶었던 거죠. 그렇게 만난 인간이 바로 꼬마 인간 민재예요.
“앗, 바퀴벌레다.”
“햐! 진짜 쪼그맣다.”
“너 도망 안 가니?”
퀴마는 민재의 말이 들렸어요.
“그렇게 소리 지르지 마! 귀 아파.”
“멈춰! 그러다 날 죽이겠어!”
“내 이름은 퀴마야.”
민재도 바퀴의 말이 들렸지요. 퀴마와 민재는 그렇게 친구가 되었어요. 우두머리인 할아버지의 명령을 어기고 인간과 친구가 된 거예요. 바로 그 바퀴 박멸, 대참사를 일으킨 인간과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