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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오늘의 햇살 - 문지아이들 169
저자 윤슬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출판일 2022-03-04
정가 11,000원
ISBN 9788932039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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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고라니
작별 인사
냥이와 오리
에필로그
어제의 어린이도, 오늘의 어린이도, 내일의 어린이도 응원합니다!
미유, 은하, 진호는 어쩔 수 없이 생겨난 삶의 빈자리가 딱지가 붙기 전 가려운 상처처럼 자꾸 신경이 쓰인다. 미유는 고모가 엄마가 되어 준 것이 고맙고 그 덕분에 소유 언니가 친언니처럼 살뜰히 챙겨 주지만, 수로에 빠진 새끼 고라니를 보살피며 엄마를 잃어버린 고라니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다. 정말 낳아 준 엄마가 필요한 걸까, 진짜 엄마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새끼 고라니가 정성을 다해 보살펴 주는, 엄마가 되어 준 고모의 품에서 우유도 먹고, 편하게 잠도 청하는 모습을 보면서 비록 자신을 낳아 주진 않았지만 기쁨도 슬픔도 함께하며 지금 현재의 삶을 공유하는 것이 진짜 가족이 아닐까 어렴풋이 깨닫게 된다.

병원에서의 엄마의 마지막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은하는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 주며 살뜰히 자신을 챙겨 주는 외할머니가 있어서 큰 위안을 얻는다. 하지만 외할머니의 모습을 볼 때마다 엄마의 얼굴뿐만 아니라 목소리까지 오버랩된다. 엄마의 모습만큼 뻥 뚫린 마음의 구멍에 바람이 쌩쌩 분다. 웃는 것조차 어색해질 정도로 무표정해진 은하가 예전의 미소를 되찾기 시작한다. 미유가 키우게 된 열대어 베타의 짝을 찾기 위해 소유, 진호와 함께 고군분투하면서 은하는 할머니와 아빠, 친구들의 사랑으로 마음의 구멍이 조금씩 채워지는 걸 느낀다.

할머니와 둘이 사는 진호네 집에는 서로를 끔찍이 위하는 열두 살 냥이와 오리가 있다. 어미 없이 태어난 오리는 냥이를 제 어미로 생각하고, 사람 나이로 치면 예순 살이 훌쩍 넘는 냥이는 그런 오리를 제 새끼처럼 살뜰히 보살핀다. 오리의 덩치가 커질 만큼 자랐지만 오리는 여전히 냥이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온갖 애교를 부린다. 더없이 보기 좋은 모습이지만 진호는 사이좋은 냥이와 오리를 보면 자꾸 짜증부터 난다. 철없는 오리가 늙은 냥이를 힘들게만 하는 것 같아서다. 며칠 전 할머니가 장독대에서 쓰러지신 게 자기 때문인 것만 같은데 냥이와 오리를 볼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