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고 눈에 보이는 것에 점점 더 슬퍼졌습니다”
: ‘절대 잠들지 않는 도시’에서 더 나은 삶이란 무엇인가?
매립지에서 깡통을 주워 모으며 함께 살던 개와 여자아이. 어느 날 개는 아이에게 안정된 환경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친척에게 아이를 맡긴다. 그리고 아이는 시청에서 유리창을 닦는 일을 하게 된다. 수많은 유리창을 닦고 또 닦는 동안 아이의 눈에 비친 유리창 안쪽의 사람들은 모두 외롭고 힘들다. 아이는 커다랗고 검은 그 눈으로 ‘절대 잠들지 않는 도시’의 비참함을 보면서 점점 더 슬퍼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눈을 감는 일은 쉽다. 마주하기 버거운 일 앞에서 눈을 감는 것은 더 쉽다. 하지만 아이는 눈을 감을 수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을 본다. 『눈을 감을 수 없는 아이』는 간절하게 눈을 감고 싶어 하는 아이를 통해서 아이러니하게도 현대사회에 만연해 있는 우울, 고독, 소외를 일깨운다. 보고 싶지 않아 눈을 감는 우리에게 더 크게 눈을 뜨라고, 나아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능력에 눈을 뜨라고 말한다.
● “아이는 잠을 자려고 누웠어요. 이제 눈을 감을 수 있었죠.”
: 평범한 삶으로 나아가는 과정, 성장의 다른 이름
『눈을 감을 수 없는 아이』는 디스토피아 시대의 우울한 전망을 그려낸 듯 우울하게 시작하지만 용기와 희망을 품고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이다. 아이는 개를 동반자이자 친구로 삼아 눈을 감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하수구의 고요한 어둠 속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사마귀와 문어의 도움으로 눈을 감을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된다. 그렇게 해서 다시 돌아온 매립지의 쓰레기 산은 더 이상 예전의 그곳이 아니다. 아이의 발밑으로 집과 정원, 양배추 밭으로 이루어진 꽤 멋진 삶이 시작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이와 개는 여전히 둘이 찾아낸 것을 똑같이 나누면서 삶을 가꿔나가고, 무엇보다 아이는 문어가 준 잉크로 빈 노트에 무언가를 쓰기 시작한다. 『눈을 감을 수 없는 아이』는 버려졌으나 특별한 능력을 가진 아이가 평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