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 │ 머뭇거리며 말을 건네다 7
프롤로그 │ 나는 왜 쓰는가 15
1. 안부를 묻다
걷는 사람, 내 동생 23
캐럴라인의 진짜 인생 34
순하고 질긴 사랑 39
예수님의 구운 생선 한 토막 44
어떤 망명자 49
너의 장례식엔 라일락을 56
지도교수, 존 59
내가 나여서 미움받을 때 69
단단한 슬픔 74
2. 귀한 시간
겨우살이 채비 81
세 번 생각하고 백 번 인내 85
미안해 92
가을 산책 97
듣는다는 일 100
딸이 짐 싸는 날 104
짜장면과 탕수육 108
엄마 노릇 112
사랑과 자유 117
바람이 전하는 말 122
3. 잃어가며 읽고 쓰기
식탁 위의 시간 129
인간은 연약한 것에 삶을 건다 136
미화 없는 자화상 142
작가의 말 146
레닌, 밀, 스피노자 149
싸늘한 골몰이 좋다 156
글이 달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라고 160
백석을 읽는 밤 167
열정 172
시간은 허투루 쓰이지 않았다 177
심장에 남는 것 183
4. 당신의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당신이 잘 있으면, 나도 잘 있습니다 191
아버지의 고독 195
유랑의 시대와 환대 199
지상에서 한 집배원이 소리 없이 사라져간다 203
여자 나이 50, 여자를 만나다 207
달려라, 여자들 211
언젠가 우리가 다시 만날 때 215
사과는 바나나가 아니다 219
당신의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223
에필로그 │ 길 227
“자꾸 흩어지기만 하는 자기 삶의 조각들을 거두어
투명한 병에 담아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정은령 선생님의 책을 권한다.”
_김영민(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공부란 무엇인가』 저자
“그의 글은 가랑비처럼 내려앉아 서서히 스며들고 끝내 마음 가장 깊은 곳을 적신다.”
_이진순(재단법인 ‘와글’ 이사장, 『당신이 반짝이던 순간』 저자
삶의 진보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단단한 사유, 낮은 목소리
칼럼니스트 정은령의 첫 책
성찰은 드물고 귀하다. 어떤 사안이 있을 때마다 빠르게 내세우는 강한 주장이 빈번한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성찰을 통해 한 발짝씩 나아가는 생각들은 그 더딘 걸음으로 인해, 크고 단호한 목소리에 쉽게 가려지곤 한다. 그러나 깊은 성찰을 통과한 사유는 특유의 단단함과 미더움이 있다. 이 책은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SNU팩트체크센터장이자 칼럼니스트 정은령의 첫 책으로, 끊임없이 자기반성에 천착한 저자가 써 내려간 자신의 이야기, 그리고 우리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책의 제목 ‘당신이 잘 있으면, 나도 잘 있습니다’는 옛 로마인들이 편지를 쓸 때 첫인사로 사용한 말로, 정은령 저자가 타인을 바라보는 태도를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한여름 출퇴근길의 지하철 안, 붐비는 사람들 틈에 있다보면 타인은 그저 37도의 ‘열 덩어리’로만 느껴지기 쉽다. 하지만 저자는 무더위 속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노고를 떠올리며, 타인을 ‘열 덩어리’가 아닌 존엄한 개인으로 그 얼굴을 상상하려 한다. 이러한 사유는 나와 타인의 관계를 가늠하는 섬세한 윤리의식에서 비롯되며, ‘나’에서 ‘우리’로 나아가는 생각의 궤적은 책 전반을 아우른다.
대단한 일을 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타인의 고통에서 눈을 돌리려 하지 말아야 하고, 울음을 멈출 수 있는 방법이 있겠는지를 찾아봐야 하고,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는 것. 앞으로도 그 규범을 저버리고 살아갈 수는 없을 거야. _184쪽
“내게 글쓰기는 오롯한 목표였던 적이 없다.
그럼에도 글쓰기를 멈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