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싱글 여성의 오랜 친구 루키,
그녀가 온다!
‘수짱’ 이전에 ‘루키’가 있었으니…
싱글 여성 만화의 원조가 왔다!
지금은 마스다 미리의 ‘수짱 시리즈’ 등 미혼 여성의 일상을 그린 만화가 여럿 있지만, 그중에서도 일본 독자들에게 그 원조로 불리는 만화가 있다. 바로 ‘만화가들의 만화가’ 타카노 후미코의 『빨래가 마르지 않아도 괜찮아(원제: 루키 씨るきさん』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1980, 90년대 일본의 여성 문화를 상징하는 잡지 『하나코Hanako』에 1988년 6월부터 1992년 2월까지 연재되었고, 그로부터 3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히 읽히고 있다.
이 만화에는 삼십대 중반인 두 여성이 등장한다. 수수하고 어딘가 여유로운 루키와,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로 멋 내기를 좋아하고 배려심 많은 엣짱. 두 사람 모두 미혼에 애인도 없다. 그중 주인공 루키의 일상은 인기 여성 잡지 『하나코』에 등장할 법한 ‘세련되고 근사한 삶’과는 전혀 거리가 멀다. 하지만 지하철에서 꾸벅꾸벅 졸고, 만화책을 읽으며 키득거리는 나의 생활 속에 있을 듯한 루키를 만날 때마다 독자들은 빙그레 미소 짓게 된다.
내 친구 같은 루키와 엣짱의 평온한 일상
루키라는 인물에게 처음 받는 느낌은 ‘평온함’이다. 그녀는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돈벌이만 하고 시간에 속박되지 않는 일상을 보내며 유행이나 트렌드, 심지어 남자에게도 별로 관심이 없다. 병원 원무과에서 일을 받아 하는데 자세하게는, 병원의 의료수가 중 환자 부담금을 제외하고 병원이 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을 몫을 계산기를 두드려 셈하는 업무다. 아마도 지금은 전산화로 인해 사라진 일자리로 추측되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재택근무’라는 점. 루키는 한 달치 일을 일주일 만에 끝내버리고 나머지는 어린이 도서관을 다니거나 우표를 수집하는 등 자유시간을 보낸다. 그러고는 진작 끝난 결과물을 월말이 되어서야 병원에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