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최다혜 작가는 알고 있는 것 같다. 나로서도 알지 못하던, 울음을 터뜨리기 직전에 내가 짓는 표정. 턱없이 부족한 보상, 피치 못할 지출, 느닷없이 침범해오는 모욕, 그런 것들로 쉽게 일그러지곤 하는 일상.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노력은 정말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한 것일까, 아니면 어제의 무모한 선택으로 인한 고통일까…… 끊임없이 달려드는 물음과, 그럼에도 한 발 더 내딛는 작은 힘에 대해서까지.
세계는, 우리의 존재는 고단하지만 그 모든 순간을 훑고 지나간 붓 자국에는 묵묵한 다정이 배어 있다. 이 작가에게 발견되어서 다행이다. 차마 직시할 수 없으나 우리의 발이 단단히 붙어 있는 이 현실을, 그의 붓이 쓰다듬어 정말로 다행이다.
_박서련(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