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문자로 옮겨놓은 것이 글이고, 글을 음성화한 것이 말이다. 이처럼 글쓰기와 말하기는 긴밀한 관련을 지니지만, 그만큼의 차이도 있다. 요컨대, 글에만 사용하는 표현 방식이 있고, 말에만 쓰이는 표현 방식이 존재한다. 누구나 쉽게 말을 하고 타인과 의사소통을 하지만, 말로 하는 것처럼 유창하게 글을 쓴다는 것은 쉽지 않다. 이는 곧 같은 표현도 말로 표현하는 것과 글로 표현하는 것에 엄연한 차이가 존재함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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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글쓰기가 말하기보다 많은 어려움과 제약이 따르지만, 기록성과 보존성을 지닌 문자를 매개로 이루어지는 의사소통 수단이라는 점에서 말하기보다 효과적이다. 즉 말하기는 시·공간의 제약에 따라 일시적·즉흥적으로 이루어지지만, 글쓰기는 다양한 사고와 성찰이 뒤따르고 시·공간적 제약을 뛰어넘는다는 점에서 말하기와는 차이를 지닌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글을 쓰고 말을 하는가. 이는 궁극적으로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원만한 소통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교양 있는 지식인으로서 삶을 완성하고,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문제를 인지·해결하기 위해 상호 소통하며, 삶의 지혜를 나누어 가짐으로써 완성된 삶을 이룩하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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