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시인을 만나다
일러두기
제1장 북간도
명동마을과 명동학교의 네트워크|민족 독립운동과 간도참변|국제적 감각의 도시, 북간도 용정|보론: 명동촌 사람들의 사상지리|평양 유학과 ‘조선‘의 발견|귀향, 다시 북간도로|「이런 날」의 ‘모순’ 인식|북간도의 여성과 ‘슬픈’ 감각
제2장 ‘별’의 시인
‘별’의 표상과 근대의 감각|하늘과 바람과 별, 북간도의 표상체계|「자화상」과 윤리적 주체|1930년대 시인들의「자화상」|「참회록」과 분기점|‘별’이 떨어진 시대
제3장 불온함
『문우』의 발행과 폐간|‘시인 되기’의 어려움|조선 문학장의 폐쇄|프로메테우스의 알레고리|동화를 거부하고 침전(沈澱하기|파시즘을 돌파하기|보론: 박치우의 사상과 영향|병든 시대|이상견빙지(履霜堅氷至의 의식|「장미 병들어」의 질문|윤리적 주체
제4장 시인, 윤동주
‘시인-되기’의 엄중함|자선(自選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시인’ 윤동주의 발견|윤동주의 문우들|냉전체제와 내부 검열: 시집 초판본과 재판본의 차이|‘저항시인’이라는 기호|정전(正典의 위상
제5장 1930~40년대 문학장
비(非 문단인|비블리오마니아|정지용을 사숙하다|백석 시의 영향|오장환, 조선 시단의 탕자|서정주와 교차점|투르게네프 시의 변주|이상(李箱 시와 겹쳐 읽기
제6장 청춘
바람을 노래하다|학창 시절|사랑: 청춘의 정념|‘순(順이’라는 이름|경성 청년의 감수성|산책자의 시선|탈주의 꿈|문화 순례|「병원」과 욕망하는 자아
제7장 일본 유학
전쟁하는 국가|‘존재의 진리’를 드러냄|타자로 살아남기|시인이라는‘ 슬픈 천명(天命’|봄의 노래|보론: 백인준의 회고|교토 시기|도시샤대학의 문학수업
제8장 ‘시’라는 망명정부
교토의 유학생운동|투옥과 취조|조선어와 시|조선어와 조선 문학|조선어의 운명과 ‘시인의 나라’
주ㆍ참고문헌ㆍ찾아보기
총서 ‘知의회랑’을 기획하며
_____제1장 북간도
윤동주 시의 정서체계를 북간도의 사상지리와 연관하여 살펴본다. 북간도는 역사적으로 청나라, 중화민국, 군벌, 만주국 등의 정치체제가 패권을 다투던 복잡한 지역이었다. 그로 인해 북간도의 주민들은 국제관계의 변화에 많은 영향을 받았고, 그 정체성은 민족적으로나 정치적으로 혼종성을 특징으로 하였다. 특히 그들 사이에선 국제정세와 시대사상을 예민하게 인지하면서 종족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유지하는 활동이 중요하게 자리 잡았다. 윤동주의 삶과 문학은 이러한 북간도의 장소성과 역사적 맥락을 따르는 ‘종족(ethnicity’ 특성에서 나온 것이었다. 윤동주의 시를 이렇게 북간도 조선인의 체험과 감각에 근거해서 읽어내는 것은 ‘민족’의 관점으로 보편화ㆍ이념화되었던 기존의 연구 틀에서 벗어나 윤동주의 삶과 시를 새롭게 이해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_____제2장 ‘별’의 시인
윤동주는 ‘별’의 시인이었다. 그의 시에는 무수히 많은 별이 나타나고 또 반짝인다. 별의 상징체계를 해석하는 작업은 윤동주의 내면과 시세계를 열어 보는 중요한 실마리가 된다. 윤동주의 시에서 별은 관습적으로 사용되는 순수함, 이상 등의 이미지와 의미를 넘어선다. 별은 그의 삶에 새겨진 감각이자 육체이고 장소성이며, 때로는 시 자체이다. 이 장에서는 ‘하늘과 바람과 별’이 단순한 자연서정으로 일반화될 수 없는, 북간도의 역사성과 윤동주의 실존을 표상하는 정서체계라는 점을 밝힌다.
_____제3장 불온함
윤동주의 정체성을 자기성찰과 자기반성의 순결하고 순진무구한 관점으로 이해해버리면, 그의 시와 삶에서 시대를 초과하고 전복하는 상상력을 발견하고 설명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윤동주의 시적 성찰은 개인 내면의 반성에 국한되지 않는다. 윤동주의 시적 주체는 시대 현실에 대한 역사철학적ㆍ사상적 탐색을 바탕으로 주체의 윤리학적 성찰을 감행하였다. 이 장에서는 ‘민족성’으로 환원할 수 없는 윤동주의 지성과 사상과 정치성을 시대 현실의 맥락 속에서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