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_사과와 시와 시옷 생각
1부 냄새나는 우정
붕붕 드링크
염소야, 뭐 하니?
냄새나는 우정
웃음 꼬리
비와 자전거와 나
덤으로 얻는 일
말 되감기
별이 반짝
포스트잇
비 오는 날
새 길
다섯 고개
비어 있는 책
2부 기다리는 토마토
개구리 냉장고
단추 꽃
에어컨
기다리는 토마토
아홉 고개
빨래 따기
밤송이
할머니 별
삼복 이야기
강진주 씨 뿔났네
이모는 알아?
깃대
새야 새야
싸그락 싸그락
3부 자귀나무와 속닥 요정
봄동
빨간 신호등
새싹
너는 봄꽃
종이 이름표
군자란 수탉
자귀나무와 속닥 요정
늦은 밤의 달리기
배추 정글짐
밥 밥 꿀밥
파맛 사탕
말이 씨가 된 감
가을볕
4부 수영이가 오린 하트
할머니 집 처마 밑에서 곶감이 조글조글 주름을 접으며 우리 집에 보낸 알림 메시지
수영이가 오린 하트
간밤의 쥐
파인애플
시옷 생각
꽃봉오리
약속 하나
헝겊 물고기
감귤
언니 생각
잃어버리지 않게
글씨가 싱겁다
커피콩
환생 풍선껌 사용법
해설_가만하고 유순한 연대의 모험_김재복
풋풋함에서 출발한 사과의 시간을 지나 도착한 사과의 자리-
그저 가만히 거기 있는, 조용하고 속 깊은 아이의 연대를 향한 발걸음
『시옷 생각』은 2013년 《어린이와 문학》에 동시가 추천 완료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신재섭 시인의 첫 동시집이다. 햇수로 9년 만에 내는 조용하고 속 깊은 조용한 외침들이 소복하다.
시인의 첫 동시집이 된 ‘시옷 생각’이라는 제목 속에 들어 있는 ‘시옷’은 시인의 이름에도 둘씩이나 들어있다. 시옷시옷……. 신재섭 시인이라고 이르면 시옷이 세 개가 된다. 시옷시옷시옷……. 과수원 집 아이였던 시인은 “빗소리 들으며 집으로 가는 길/내 다리도 시옷이 되지”(「시옷 생각」에서 말했듯이 문을 열고 길을 나서 “계절마다 사과나무가 펼치는/풍경을 보며 자랐”고 “여름날의 풋사과가/따가운 가을볕에 붉게 영그는 사과의 시간”(「시인의 말」을 지나 잘나서 내다 팔 수 있는 것들 그래서 떠나갈 것들과 모자란 듯 익어 남게 될 사과가 숙명처럼 받아들이게 되는 “흠난 자리는 겨울이 깊어질수록/패이고 썩어 들면서 사과의 맛과 향이 꼭대기에/이르다가 어느 날 뭉텅 곯아 버”린 자리에 도착하게 된다. 상품으로서의 가치보다 맛과 향이 꼭대기에 이른 곳에 시인의 발걸음은 맴돌다 또다시 시옷시옷시옷…….
시인의 시옷시옷시옷……은 그냥 엄마와 아기가 길을 걸을 때의 정답고 귀여워서 미소 짓게 하는 정경에서 끝나지 않고 “길을 터 주”는 연대의 사람들에게로 가닿는다(「새 길」. 시옷시옷시옷……은 가끔 버스에 올라타야 할 때도 있는데, 버스 뒷자리에서 녹진한 피곤에 섞여 들려오는 “사랑해, 아빠! (뜬금없긴……/전화할 때마다 말할 거라 했잖아. (뭐?/아빠도 내 이름 꼭꼭 불러 줘야 해. (왜?/딸 이름 잊을까 봐 그러지./배낭에 캐러멜 넣었어. 가면서 먹어. (쓸데없이!/아빠……, 또 만나!” 이런 대화에 가닿으면 우리의 경험과 가슴속 깊은 곳에 감춰 두었던 연민과 상처들이 순식간에 들고일어나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된다. 시옷시옷시옷……. 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