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천의 장
제33회 의마는 변고 속에서 내달리고 심원은 범의 입에서 벗어나다
제34회 태종은 거짓된 풍도를 벗어나고 차녀는 진실된 명부에 가라앉다
제35회 음모는 산중에서 아이의 주검을 지키고 태종은 위수에서 오랑캐를 맞아 싸우다
제36회 시랑은 눈앞의 부귀영화를 탐하고 삼장은 꿈속의 수미산에 오르다
반사령의 장
제37회 황제라 칭하건만 일신에 인덕을 지니지 아니하고 백성들을 구하고자 하니 의리를 지키기가 어렵다
제38회 현장은 뜻을 관철해 천축으로 향하고 오공은 오랑캐를 잡아 소년을 구하다
제39회 반사동의 칠정은 양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고 황파파의 책맹은 음한 가운데 광채를 발하다
제40회 비황은 재차 무리지어 산천으로 모여들고 도인은 단숨에 촌민을 설득하여 움직이다
제41회 황화관에서 선인이 옛 지기를 만나고 고로장에서 승려가 꾀를 내어 귀신을 잡다
제42회 팔족지괴는 산중에서 벌레를 붙들고 백각지마는 온천에서 소녀를 뒤쫓다
제43회 반사동으로 괴충이 무리지어 몰려들고 천화동에서 오공이 난적과 맞닥뜨리다
◆ 서유기를 모티브로 한 장대하고 숨가쁜 모험 활극!
천제의 노여움을 사 천상에서 쫓겨난 제천대성 손오공이 삼장법사의 종자가 되어 천축으로 불전을 구하는 길을 돕고, 결국 도를 얻어 부처가 된다는 『서유기』는 중국 4대 기서에 포함되는 ‘기담’이다. 이 작품은 7세기에 당나라의 현장이 타클라마칸 사막을 지나 북인도에서 불전을 구하고 돌아온 역사적 사실에 입각한 것이나 명나라의 학자 오승은에 의해 각색되어, 현대로 말하자면 판타지의 범주에 속하게 되었고, 후세 사람들에 의해 여러 형태의 작품으로 등장하게 된다. 우리는 이미 『날아라! 슈퍼보드』 『드래곤볼』 『최유기』 등의 작품 속에서 서유기를 발견하지 않았던가.
이 서유기에 일본 최고의 기담 만화가 모로호시 다이지로가 손을 댄다. 『제괴지이』 『사가판 어류도감 ? 조류도감』 등의 작품에서 개성 넘치고 괴상한 세계관을 선보여온 그가 서유기를 다룬다는 사실을 놓고 볼 때 이번 서유기 만화 또한 괴담의 정점을 찍을 것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이지만, 모로호시 다이지로는 그저 괴담의 답습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서유기의 태생이 역사적 사실이었다는 점, 그리고 주인공 손오공이 수나라 말 당나라 초에 살았던 인간이었다는 가정을 쥐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이제까지 나왔던 서유기의 여러 판본과는 사뭇 다른 전개를 선보인다. SF와 환상 만화를 그려온 베테랑 만화가가, 역사적 사실들에 독자(獨自의 세계관을 접목하여 필생의 역작을 탄생시킨 순간이었다.
『서유요원전』은 기존의 서유기에 『구당서』 등 당대의 실정을 다룬 각종 역사서는 물론 『평요전』 『아녀영웅전』 등 다양한 중국 고전소설 등에서 짚어낸, 픽션과 논픽션을 아우르는 여러 요소들을 갖추게 되었다. 서유기의 등장인물들이 역사적 정체성을 가지고 새롭게 태어나게 되고, 그들이 겪는 파란만장한 행보는 역사상의 각종 굵직한 사건들과 맞물려 돌아간다. 이렇게 『서유요원전』은 까마득히 머나먼 태곳적부터 미래영겁에 이르도록 유구한 세월에 걸친, 장엄한 거대 서사 드라마로 거듭나게 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