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_ 류광징 U. C. 데이비스 역사학과 교수
머리말
1장 전통 동아시아의 조선
2장 조선에서 커지는 서양의 압력
3장 일본의 초기 팽창주의
4장 유신 외교: 1868~1871년 일본의 청·조선 정책
5장 “서구적” 정체성과 팽창주의를 향한 열망: 일본의 새로운 동아시아 정책, 1872~1875
6장 일본과 조선의 화해와 새 조약, 1874~1876
7장 조약체제의 외교: 청의 새로운 조선 정책
8장 조선에 대한 청의 영향력 변화
9장 결론: 동아시아의 국제질서를 향해
참고문헌
옮긴이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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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에 충실한 외교사 연구의 전범
고故 김기혁 UC데이비스 교수의 『동아시아 세계질서의 종막』이 번역되어 나왔다. 저자의 박사논문이기도 한 이 책은 1980년대 미국에서 출간돼 관련 학계의 많은 관심을 불러모았다. 이 책은 기존과는 달리 개항기 동아시아에서 조선을 사이에 두고 청과 일본이 벌인 경쟁, 외교적 공격과 방어의 디테일을 극사실주의적으로 살핀 수작이다. “동아시아 세 나라의 언어에 모두 능통해 다양한 자료를 충분히 파악하면서 그 시대의 정책을 살펴본 외교사 연구의 전범”이다. 저자는 1860년부터 1882년까지 20년간 조선, 청, 일본 세 나라의 외교정책이 입안되는 과정과 그에 영향을 미친 국내 정치세력의 동향과 움직임을 밀접하게 연관시켜 고찰했다.
저자가 볼 때 이 시기에 대한 기존의 연구는 “조선을 국제 세계로 이끈 중국과 일본의 정책과 행동은 동아시아의 기존 세계질서에 어떤 영향을 줬는가?”라는 질문에 대답한 것은 없다. 저자는 우선 제도에 초점을 맞추고 여러 나라를 포괄적으로 검토했다. 서양의 국제체제가 도입되면서 동아시아에서 형성된 이원적 세계질서―전통적 세계질서의 마지막 국면―가 끝나는 과정을 대표하는 부분으로서 조선의 국제적 위치 변화를 살펴봤다.
일본 정한론, 현실-이상의 대립 이론 비판
저자가 청·일본·조선의 정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세 가지 사항이 가장 중요하게 떠올랐다. 그것은 정책을 입안하는 데 작용한 전통의 역할, 국내 정치와 외교정책의 상호관계 그리고 세 나라의 정책과 행동의 상호작용이다. 언제나 전통은 다른 나라들보다 그 당사국에서 좀더 중요하겠지만, 그 영향은 보편적이고 지속적이었다. 개혁과 근대화를 열망했지만 메이지 일본이 동아시아 인접국에게 펼친 초기 정책은 청이나 조선이 시행한 정책 못지않게 전통적이었다.
저자는 각국의 정책을 좀더 깊이 이해하려면 정책 입안에 작용한 국내의 문화·정치적 배경을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본과 관련해서는 메이지 초기 조선 정책에는 현실주의와 이상주의가 대립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