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다시, 울릉도 사건을 떠올리며
제1장 독재정치 대 민주화운동, 그리고 공안통치의 시대
1. 민주화 열기를 잠재운 공안통치의 병기, 간첩 조작 사건
2. 장기집권 시도 속에 자행된 간첩 조작 사건
3. 유신독재체제의 수립과 민주화운동, 그리고 간첩 조작 사건
4. 영구집권의 길을 둘러싼 독재정치 대 민주화운동, 그리고 울릉도 사건
제2장 하나가 된 두 개의 사건: 수사와 재판 과정
1. 체포와 구속 수사
2. 중정의 사건 발표
3. 재판 과정과 판결
제3장 중앙정보부와 차철권
1. 한국현대사와 중앙정보부
2. 중정의 창설 과정
3. 중정의 조직 체계와 활동
4. 간첩단 조작 사건의 배경, 유신과 이후락의 실각
5. 간첩단 조작 사건의 설계자, 차철권
6. ‘증거의 왕’, 고문과 허위자백
제4장 울릉도 사람들
1. 섬으로서의 울릉도
2. 울릉도 간첩단 조작 사건 속 울릉도 사람들
제5장 울릉도 간첩단 사건에 연루된 전라북도 사람들
1. 재일교포 이좌영과 전라북도 사람들
2. 일본에서 사업가로 성공한 이좌영에게 의지한 가족과 마을 사람들
3. 간첩 조작 올가미에 걸린 일본 농업연수생들
4. 동향 출신 재일교포 사업가에게 도움을 받은 지식인들
5. 무너진 삶을 딛고 감옥에서 벌인 봉사 활동
제6장 이좌영과 재일 한국인 정치범 구원 운동
1. 일본에 건너가 사업가로서 성공하다
2. 울릉도 간첩단 사건에서 주모자로 몰리다
3. 재일 한국인 정치범 문제를 일본 사회에 ‘고발’하다
4. 한국과 일본, 세계를 무대로 재일 한국인 정치범 구원 운동을 벌이다
5. 재일 한국인 정치범 구원 운동은 아직도 냉전에 갇혀 있다
6. 조국을 사랑한 죄, 재일 한국인 정치범
제7장 간첩 조작 사건 이후 ‘간첩’의 삶
1. 사회적 낙인과 체념, 또 다른 형벌
2. 보호관찰, 감옥의 연장선
3. 연좌제, 가족 공통의 고통
4. 고향의 변화, 푸근함과 냉정함 사이
제8장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
거대한 조작간첩 백화점, 울릉도 사건
울릉도 간첩단 조작 사건은 32명이 사형 3명, 무기징역 4명과 징역 총 119년형을 받았던 사건이다. 울릉도 사건은 조작간첩 백화점이다. 한국전쟁 중에 월북 내지 납북되었던 사람이 1960년대에 친인척을 만나러 와서 조작된 간첩 사건, 일본에 이주한 친인척 또는 지인이 조총련과 연관이 있다고 하여 간첩으로 조작된 재일동포 간첩 사건, 1960년대 외화 수입을 위해 고기를 잡으러 바다에 나갔다가 북한에 납치된 후 돌아온 납북귀환어부 간첩 사건, 북한에 있는 친인척 등을 만나려고 정부 몰래 입북했다가 돌아와서 조작된 간첩 사건, 이들의 가족들이 모두 간첩이 되어버린 간첩 사건, 이 모든 것이 울릉도 간첩단 조작 사건에 녹아들어 갔다.
공안기관은 연관 없는 사람들을 엮어서 이 사건을 커다란 덩치로 불렸다. 울릉도에 살고 있다가 날벼락을 맞은 사람들, 전라북도에서 군마다 1명씩 뽑아 보내준 일본 농업연수(실제로는 노동력 공급를 하고 귀국 후 감옥으로 가게 된 사람들, 성공한 재일동포 사업가가 고국에서 사업을 확대한 일과 관련된 가족들, 일본에 가서 받은 금전적인 도움이 올무가 되어 간첩 누명을 쓴 전라북도 사람들, 일본을 통해 몰래 입북해서 사람을 만났다가 귀국하여 간첩이 된 사람들이 모두 울릉도 간첩단 조작 사건에 있다.
재심의 아이러니, 간첩이 아님을 스스로 증명하라
2014년 12월, 피해자 중 한 사람인 이성희가 마침내 무죄 선고를 받았다. 그나마 재심을 청구한 지 4년간 각고의 노력 끝에 받아낸 결과였다. 간첩이라는 올가미를 씌운 사법부는 스스로 나서 그 올가미를 풀어주지 않고 피해 당사자들이 재심을 청구해야만 ‘간첩이 아니었음’을 선고했다. 30명이 넘는 피해자들은 직접 여덟 차례에 걸쳐 재심을 신청했고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이성희에게 진실화해위원회의 존재를 알려준 것은 정부도 사법부도 아니었다. 동백림 사건으로 고초를 겪은 최창진이었다. 이성희는 그 이야기를 들은 후 얼마 지나 텔레비전에서 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