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올챙이 이사
김가온 | 빗소리 / 시골
김건우 | 새싹
나윤서 | 소금쟁이 / 은행나무
박민서 | 숨바꼭질 / 집에 가는 길
박서연 | 올챙이 이사 / 벼에서 밥으로 / 개똥
백승연 | 벼
변유영 | 가을 농사
서민규 | 귀한 밥
양해준 | 떫은 고욤
이승희 | 해바라기 / 눈 맞기
이주아 | 고욤
이주현 | 백작약 / 붓꽃 꽃다발
이지우 | 거머리 / 사슴벌레 사육 용품
이푸른솔 | 벼 / 마늘 이불 덮어주기
이하민 | 탱자 / 매미 허물
임희진 | 백작약
조보현 | 햇빛은 꼭 필요하다 / 무당벌레를 귀찮게 하면 무섭다
최우혁 | 모 / 고마운 벼 / 지렁이
2부 라떼는 말이야
김건우 | 라떼는 말이야! / 인기 / 동생
김 솔 | 택배 / 거짓말 / 사탕값
김주연 | 용돈
박서연 | 라디오 당첨
박태양 | 아빠 / 망했다 / 울 뻔했다
변유영 | 비교 / 주름 / 공기 중독
서민규 | 게임
양해준 | 아기 / 용트림
여민경 | 방 꼬라지
이성찬 | 부부싸움
이승희 | 아픔
이주아 | 멋진 엄마의 모습 / 긴긴밤
이지우 | 토마토
이푸른솔 | 나의 본능 / 화요일
이하민 | 면치기 / 나의 착각 / 추석 / 불평등 약속 / 인형의 세계
임희진 | 동생의 배신 / 10분 가출
전희찬 | 엄마 눈썹 / 세탁기
황영준 | 형의 생일
3부 일로 와
김가온 | 학원 차 노래방
김건우 | 고백 받은 날
김주연 | 갈색 눈 / 개지배 / 나의 시
양해준 | 김주연의 시
나윤서 | 회장 선거 / 용기
박민서 | 태양이의 생일 / 숨겨진 시인 / 말
박태양 | 일로 와 / 4명의 과외 선생님
백승연 | 못난 애 / 우리 반 남자애들 / 화해
변유영 | 과식
여민경 | 까발려진 비밀 / 월요병 완치 / 나의 시
이성찬 | 나의 평범한 등굣길 / 매운맛 / 매미 오줌
이승희 | 오호우~
이주아 | 아기
이주현 | 짝사랑 / 농사
임희진 | 미안해!!
초등학생 시인들의 기발한 시 세계를 엿보다
전북 군산 서해초등학교 5학년 6반 아이들 25명이 한 해 동안 담임인 송숙 선생님과 함께하며 쓴 시 134편을 모아 엮었다. 푸른솔초등학교 2~4학년 학생들과 함께 출간한 『감꽃을 먹었다』(2021, 『호박꽃오리』(2019, 『분꽃 귀걸이』(2018에 이은 네 번째 어린이 시집이자 서해초등학교에서의 첫 시집이다.
쑥국 선생님이라 불리길 좋아하는 송숙 선생님은 아이들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고, 시를 사랑한다. 자연스럽게 학교에 화단을 만들고 아이들과 흙을 만지며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식물과 사계절을 함께한 경험은 아이들의 시 속에 고스란히 남았다.
교실에 있던/ 나팔꽃, 봉숭아, 사루비아가/ 싹이 났다./ 먼저 나온 나팔꽃이/ 햇빛을 볼라고 창문을 보니까/ 봉숭아, 사루비아도 창문을 봤다.// “얘들아, 너희 어릴 때 그러면/ 허리 구부러져.”
*볼라고: 보려고 *사루비아: 샐비어
-김건우, ‘새싹’(12쪽
나팔꽃, 봉숭아, 사루비아 꽃 피는 화단의 싹은 창문을 향해 기우뚱 자란다. 예쁜 구름 같은 백작약이 씨앗을 맺게 하기 위해 꿀벌이 되어 붓으로 암술머리에 꽃가루를 묻혀 준다. 직접 모내기를 해보다 만난 거머리는 왜 깨우냐 화내는 것처럼 고개를 든다. 논에 있는 올챙이도 옮기고, 낫 놓고 ㄱ자 떠올리며 벼도 벤다. 가을에 심은 마늘의 겨울나기를 위해 왕겨와 지푸라기 이불 덮어주기도 잊지 않는다.
아이들은 몸소 세상의 모든 게 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다. 우드득 우드득 삼겹살 뼈 씹는 소리가 나게 아빠 어깨를 안마하고, 동생과 투닥거리는 일상도 시가 된다. 가족과 친구를 보는 다양한 시선은 저마다의 경험에 따라 같은 시제를 두고도 완전히 다른 느낌의 시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어제 엄마랑 싸우고 잤는데/ 나에게 긴긴밤이 찾아왔다./ 그 긴긴밤 동안 여러 가지/ 생각을 하다 잤다./ 엄마도 긴긴밤을 보내셨을까?
-이주아, ‘긴긴밤’(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