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반성의 목소리로 솔직하게 들려 주는 왕따 이야기
화자인 나는 동화작가로 일곱 살짜리 딸이 하나 있다. 얼마 전 어린 시절을 보낸 동네로 이사를 오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초등학교 동창 미순이를 만나며 잊고 있었던 기억들을 떠올린다. 전학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나는 처음에는 친구가 되어 준 미순이가 고마웠다. 하지만 미순이와 어울리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에게 다른 친구가 생기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나 역시 미순이를 멀리하게 되었다. 서로 같은 또래의 딸을 둔 엄마가 되어 있을 만큼 세월은 흘렀다. 그런데 미순이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아줌마들 사이에서 왕따로 외롭게 지내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어렸을 때와 마찬가지로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 착한 아이가 친구가 되어 주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애써 다시 미순이를 외면한다. <착한 아이>는 어린 시절 반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받았던 친구를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 겪는 내면의 갈등과 고민을 섬세한 심리 묘사로 밀도 있게 다루고 있다. 작가 자신이 화자가 되어 낡은 서랍 속에 묻어 두었던 남 모를 비밀을 꺼내듯 조심스럽고 솔직한 목소리로 자신의 어린 시절과 지금의 이야기를 들려 준다. 친구들과 사이 좋게 지내야 한다며 으레 어른들이 하는 상투적인 훈계 대신 진심이 담긴 자기 반성의 목소리는 내가 먼저 외로운 친구에게 다다가 손 내밀어 볼 수 있는 용기를 준다.
“한국 이름 말고, 엄마 진짜 이름은 뭐야?
엄마의 진짜 이름이 알고 싶어졌다
<비엔, 엄마의 이름>은 베트남 국적의 엄마를 둔 다문화 가정의 아이가 갖는 고민과 갈등을다룬 이야기이다. 초등학교에 입학 후 나는 엄마의 외모가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엄마가 우리나라보다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는 이유로 얕보는 학교 친구들의 시선과 무심코 던지는 말들이 나를 화나게 하고, 상처를 준다. 그러던 중 엄마는 외할머니가 많이 아프다는 연락을 받고, 결혼하고 처음으로 베트남에 다녀오기로 한다. 오빠와 내가 친구들이 놀린다고 학교에 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