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는 생전에 책을 쓰지 않은 철학자로서 그의 철학에 대한 기록은 제자들의 것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을 뿐이며, 주로 플라톤과 크세노폰의 것으로 되어 있다. 그중 철학적으로는 플라톤의 기록과 해석이 소크라테스의 철학에 대한 주요 문헌으로 다루어진다. 특히 일부 철학자들만이 중하게 다루어지는 우리 학계에서는 플라톤에 대한 편중이 압도적이다.
그러나 철학자 스펜서가 지적했다시피 고대 그리스 문명을 되살렸다고 하는 근대 서양의 르네상스 시기에 인문학자들이 소크라테스와 관련해 주로 참고한 책은 플라톤이 아니라 크세노폰의 책이었다고 한다. 또한 20세기에도 크세노폰의 책들은 고대그리스어의 초급 강독 교재로 많이 채택되어 왔다. 따라서 서양에서 소크라테스에 대한 일반적인 상식을 세우는 데는 플라톤보다는 오히려 크세노폰이 더 지대한 역할을 해왔다.
또한 그리스 고전기의 쇠퇴 후 이어진 헬레니즘 시기에 소크라테스에 대한 이해도 주로 크세노폰의 『소크라테스 회상』을 통해 얻어졌다. 특히 소크라테스를 자신들의 이상형으로 꼽는 스토아 학파의 소크라테스 이해는 바로 크세노폰의 책으로부터 얻어졌다.
다른 한편 한 사람의 철학자 소크라테스에 대한 플라톤과 크세노폰의 보고와 이해는 상당 부분 일치하면서도 또 상당 부분 다르다. 같은 부분은 당연히 동일한 인물에 대한 보고이기 때문이지만, 다른 부분은 서로 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플라톤은 철학자로서 소크라테스의 언행이 갖는 철학적 의미를 끈질기게 천착하고 이를 창조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는 반면, 크세노폰은 군인이자 역사가로서 또 전통적인 지자(智者를 지향하는 인물의 시각을 가지고 소크라테스를 본다. 따라서 그에게 비친 소크라테스는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현실과 타협을 거부하고 도덕적 원칙과 신의 명령에 따르는 도덕군자이며 주변 사람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적극적인 실천가였다. 어차피 한 인물에 대한 보고와 평가는 보는 사람의 시각에 좌우될 수밖에 없고, 역사적 인물에 대한 완전히 객관적인 재현은 불가능하다. 따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