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펴내며 6
1부 ◆ 미완의 시민권과 팬데믹 23
1장 ◇ 인간과 시민의 ‘이데올로기적’ 권리 선언?: 마르크스, 아렌트, 발리바르 / 한상원 25
2장 ◇ ‘여성’해방 기획으로서 시민적 참여와 정치적 감정 / 임옥희 65
3장 ◇ 비상사태의 시대, 민주주의와 시민권을 위한 모색: 아렌트의 ‘기적’ 개념을 중심으로 / 장진범 93
4장 ◇ 한국 개신교 사회운동 담론과 초월성의 정치: 토지 공개념과 기본 소득 논의를 중심으로 / 김민아 141
2부 ◆ 시민권의 경계, 또 다른 주체들 185
5장 ◇ 시민의 귀환: 1990년대 시민 담론과 자유주의 / 황병주 187
6장 ◇ 2000년대 여성 노동자 투쟁 다큐멘터리와 ‘여성 노동자’의 시민권 / 배상미 243
7장 ◇ 유동하는 경계와 피난민의 시민권: 1960년대 초반 안수길의 신문 연재소설에 나타난 ‘폭력의 공간화’ 양상을 중심으로 / 강용훈 277
8장 ◇ 정착 너머의 이민 서사: 주노 디아스의 『드라운』을 통해 본 이주와 기억 / 신나미 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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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소개 >
1부 ‘미완의 시민권과 팬데믹’에 실린 글들은 카를 마르크스, 한나 아렌트, 에티엔 발리바르, 낸시 프레이저, 마사 누스바움 등 서양의 대표적 사상가들의 시민권 관련 논의를 비판적으로 재구성하며 오늘날의 시민권 담론이 새롭게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한상원의 「인간과 시민의 ‘이데올로기적’ 권리 선언?: 마르크스, 아렌트, 발리바르」는 1789년 혁명 직후 프랑스에서 선언된 인권선언, 즉 ‘인간과 시민의 권리선언’ 등에 제시된 ‘인권’ 개념을 비판적으로 바라본 논의들을 재조명한다. 마르크스와 아렌트의 논의가 그 대표적 예이며 한상원은 이들의 담론이 현대 사회의 두 핵심 제도인 시장과 국민국가가 근대성의 핵심 가치인 인권의 실현을 근본적으로 방해하고 있다는 역설을 예리하게 지적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연구는 궁극적으로는 마르크스의 인권선언 비판이 갖는 일면성을 지적하며 아렌트를 적극적으로 재해석한 발리바르의 논의를 통해 시민권 담론이 새롭게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시민권을 근거로 종족적?민족적 차별을 정당화하는 논리, 사회적 경쟁의 압력 속에 개인을 몰아넣는 신자유주의의 반정치성에 맞설 방안을, 정치적 권리로서 평등이라는 이념에 입각해 시민권을 지속적으로 재정립하는 움직임에서 찾으려 했다는 점에서 한상원의 연구는 시의성이 있다.
임옥희의 「‘여성’해방 기획으로서 시민적 참여와 정치적 감정」은 팬데믹 상황에서 돌봄 노동이 폄하되고 있는 당대적 문제에 밀착해 페미니즘의 해방 기획과 시민권 사이의 관계를 고찰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이 글은 낸시 프레이저의 여성해방 기획과 마사 누스바움의 ‘정치적 감정’을 통해 페미니즘의 기본적 문제의식을 재고하고 있다. 낸시 프레이저가 ‘보편적 돌봄 제공자’라는 모델을 제시하며 돌봄을 최우선적인 시민사회의 가치로 설정하는 동시에 젠더 정의를 실현하려고 했다는 점, 마사 누스바움이 페미니즘의 해방 기획에 감정의 정치가 어떻게 개입하는지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에 이 연구는 주목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