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 조르조 아감벤이 보여주는 ‘새로운’ 사유의 방법 |
“인간과학의 연구 실천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통념과 달리 대부분의 경우 방법에 관한 성찰이 연구 실천에 앞서기보다는 뒤따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므로 어떤 의미에서 마지막 혹은 끝에서 두 번째 사유가 중요하다.”
‘호모 사케르’ 연작을 통해 친숙해진 조르조 아감벤의 신간 『사물의 표시: 방법에 관하여』는 패러다임, 표시, 고고학이라는 세 가지 개념을 통해 40여 년에 걸친 자신의 사유 방법을 정리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인식론적 문턱에 도달할 ...
| 조르조 아감벤이 보여주는 ‘새로운’ 사유의 방법 |
“인간과학의 연구 실천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통념과 달리 대부분의 경우 방법에 관한 성찰이 연구 실천에 앞서기보다는 뒤따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므로 어떤 의미에서 마지막 혹은 끝에서 두 번째 사유가 중요하다.”
‘호모 사케르’ 연작을 통해 친숙해진 조르조 아감벤의 신간 『사물의 표시: 방법에 관하여』는 패러다임, 표시, 고고학이라는 세 가지 개념을 통해 40여 년에 걸친 자신의 사유 방법을 정리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인식론적 문턱에 도달할 수 있는 사유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화제작이다.
이미 10권의 단독 저서가 국내에 소개됐지만, 아감벤은 많은 독자들에게 여전히 ‘난해한’ 사상가로 통한다. 그래서인지 아감벤을 유명하게 만든 ‘호모 사케르,’ ‘벌거벗은 생명,’ ‘예외상태,’ ‘무젤만,’ ‘강제수용소’ 같은 개념들 자체는 곧잘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지만, 정작 아감벤의 사유가 우리 시대에, 우리의 기존 사고방식에 제기하는 근본적인 질문들은 충분히 논의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사물의 표시』를 통해 아감벤은 자신의 사유 방법과 자신의 개념을 둘러싼 세간의 오해(예를 들어 “누가 ‘호모 사케르’인가? 비정규직 노동자인가, 우리 모두인가?”라는 식의 단순한 경험적·실증적 질문를 바로잡는다. 그리고 아감벤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