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릴을 지키려는 펭귄들의 치열한 이야기를
역동적이면서도 재치 있게 풀어낸 읽기 책
한때 텔레비전에서 크릴 오일의 효능을 소개하는 방송 프로그램이 자주 등장하더니 급기야 홈쇼핑 채널은 물론이고 백화점, 대형마트 등에서 크릴 오일 판매 경쟁이 벌어졌습니다. 남극 동물의 주 먹이인 크릴이, 사람들이 즐겨 찾는 영양제로 둔갑해 버린 것입니다. 작가는 이를 보고 무척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고 책을 쓰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크릴은 남극 생태계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생물입니다. 남극에서 살아가는 펭귄이나 수염고래, 범고래, 바다표범 등 수많은 동물의 주요 먹잇감이 되기 때문입니다. 국제기구인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크릴의 개체 수는 지난 40여 년간 약 70~80퍼센트 감소했다고 합니다. 기후 변화에 따른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줄면서 크릴의 먹이인, 해빙 바닥에 서식하는 식물 플랑크톤도 함께 줄어든 까닭입니다. 크릴 어업의 확대로 크릴 어선들이 펭귄 등 남극 동물의 서식처나 먹이 활동 영역과 가까운 해안 근처로 침범해 크릴을 잡아가는 행위도 크릴 수가 감소하는 큰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작가는 크릴을 지키기 위해 주인공인 꼬마 젠투펭귄 ‘펭구’와 마을의 청년 특공대 펭귄들, 심지어 도둑갈매기 무리까지 하나가 되어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합동 작전을 펴는 이야기를 뚜렷한 기승전결의 구조를 빌어 흥미롭게 펼쳐냅니다. 활달한 성격에 펭귄 중 가장 빠르게 헤엄친다는 젠투펭귄 특유의 개성을 유머러스하게 묘사한 밝고 따뜻한 색감의 삽화 역시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를 재미있고 편안하게 풀어냅니다. 어린이들이 책을 읽으며 궁금해할 수 있는 내용은 책 뒤쪽에 관련 정보를 실어 알기 쉽게 설명했습니다.
4월 25일은 ‘세계 펭귄의 날’이라고 합니다. 지구 온난화와 서식지 파괴 등으로 사라져가는 펭귄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날입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그리고 펭귄을 사랑하는 어린이라면 귀여운 친구 펭귄을 남극에서 오랫동안 볼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