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제1장 하늘에 태양은 하나, 백성의 군주도 하나
: 고대 신화 전설과 중국 문명의 기원
천지인 전설과 원시문화 | 대동사회 전설과 원시 민주제도 | 소강小康사회의 전설과 왕권의 형성 | 요·순·우의 ‘선양禪讓’ 전설과 성인의 시대 | 강권과 폭력이 형성된 원인
제2장 위대한 시대의 비극
: 춘추전국과 전제주의의 승리
서주 분봉 자치제도의 인권 보호 | 춘추전국시대 인권의 신장 | 춘추전국이 민주사회로 나아가지 못한 원인 | 상앙의 변법과 전제 독재자의 굴기 | 백가쟁명과 학술사상의 역사적 국한성
제3장 폭력과 전제로 비롯된 재난
: 진나라의 대일통大一統과 일원화 문명의 확립
6국을 멸한 진나라의 불의 | 정치 구도 설계의 사상적 실패 | 진나라 법률의 인권 박해 | 국제 외교 경쟁을 말살한 대일통 | 국제 무역 경쟁을 말살한 대일통 | 인재 경쟁을 말살한 대일통 | 진시황의 극단적 부패와 폭정이 가져온 대일통 | 관료체제의 암흑시대와 대일통
제4장 번영 그 배후의 위기
: 강성한 한나라, 번성한 당나라 그리고 황권의 강화
몽구의 둥지 짓기가 보여주는 시사점 | 황권 전제를 수용한 중국인의 심리과정 | 황권 강화를 위한 주요 조치 | 황제와 승상의 분권과 상호 견제의 설계 및 결점 | 지방 관리제도의 폐단 | 한나라와 당나라의 흥망성쇠는 인치人治의 결과 | 한나라와 당나라 경제의 붕괴는 인치가 가져온 필연
제5장 고대 중국 문명의 정점
: 송나라의 위대함과 그 소멸
부정할 수 없는 찬란한 대송大宋 문명 | 문치주의와 중앙집권에 인정仁政이 결합한 제도적 설계 | 송나라 정치 설계의 성과와 한계 | 평화를 지향한 송의 기본 국책이 가져온 득실 | 공전의 번영을 이룩한 상품경제와 물질문명 |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적극적이고 건강한 다원화된 사회
제6장 황권지상 인권 추락의 시대
: 원, 명, 청의 암흑정치와 문명의 쇠락
몽골군의 대학살 | 명·청 사회의 암흑적 전제정치 | 황권 강화와
왜 송나라의 슬픔인가
원제가 “중국 문명을 반성한다”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어판 제목을 “송나라의 슬픔”으로 지은 이유는 이 책에서 가장 강조되는 대목이 “송나라의 멸망”이기 때문이다. 중국 문명이 최고조로 고양되었던 때가 바로 송나라 때다. 정치에서부터 경제, 문화, 사회, 복지, 무역, 외교, 의료체계 등 모든 면에서 송나라는 당시의 어떤 문명 세계도 도달하지 못한 정점에 올라섰다. 그야말로 그대로 100년만 더 갔으면 근대는 세계적으로 몇 백년이나 앞 당겨졌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 정도로 송나라의 체제는 훌륭했다. 황제가 존재하는 상태였지만 실질적인 통치 내용으로는 민주주의의 여러 씨앗이 잉태되었으며, 부의 분배에 있어서도 오늘날보다 훨씬 나았다. 상업문명은 화려했으며 사회복지 제도 등이 구석구석 스며들어 있었고, 부정부패를 감시하는 장치도 잘 작동했다. 중앙에 권력이 몰리지 않고 지방분권이 이뤄졌으며 문화면에서도 사상적 다양성이 분출했으며 성리학이 지배적이었을 것이라는 후세의 인식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울러 문학적·과학적 성과도 특출했다.
말하자면 송나라는 황제 전제제도가 그 틀을 깨지 않고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사회를 물질과 정신적인 문명 형태로 구현했다. 그러나 송나라는 국방 분야에 소홀했고, 과학문명 또한 산업혁명에 도달할 만큼 한단계 나아가지 못했다. 그 결과 외부의 침입에 문명이 철저하게 짓밟혔다. 송나라의 멸망은 한 문명의 멸망과도 같았다. 송대 이후 중국은 한 번도 그와 같은 문명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과잉된 황제 중심, 중앙 중심, 권위주의적인 사상 중심 사회로 검열과 폭력으로 일관하다가 서양에 의해 왕조 시대의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 책은 처음부터 읽어도 좋지만, 저자의 절창이 드러나는 제5장 “고대 중국 문명의 정점: 송나라의 위대함과 그 소멸”부터 읽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것부터 읽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중국 문명의 첫 단추가 어떻게 끼워졌고, 그것을 바로잡으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