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상실 속을 헤매며 살아온 자의 앞에
놓쳤던 것과 닮은 무언가를 다시금 얻을 기회가 주어진다면―
단행본은 총 52화의 연재분을 전체 15장으로 나누어 다섯 권에 담았다. 1권에서 준우와 성민의 만남으로 오래전 준우의 비밀이 드러났다면, 2권부터는 준우가 감춰온 비밀, 그의 부인이자 제경의 엄마인 ‘은정’의 일이 본격적으로 밝혀진다. 준우, 제경, 그리고 성민의 비밀이 폭로되는 3권을 지나면 과거 은정과 관련된 인물들과 그들의 사정이 하나둘 터진다. 평온해 보이던 현재의 이야기 속에 문득문득 던져지던 과거의 회상은, 그들의 비밀이 하나씩 드러날 때마다 퍼즐을 맞추듯 그 윤곽을 드러내고 사실은 현재의 안정이 거짓에서 비롯된 것임을 보여준다.
단행본에서는 연재 당시의 미흡한 점을 바로잡고, 판형에 맞는 편집을 거쳐 가독성을 높였다. 5권 권말에는 10쪽 분량의 단행본 단독 외전 「청소년 대담」과 4쪽짜리 「후기」를 수록했다. 외전 「청소년 대담」은 어린 시절의 모습을 한 주연들의 대담을 그린 네컷 만화이다. 색다른 재미를 안겨주는 동시에 결말에선 가볍지 않은 트릭에 감탄이 나온다. 본편과 독립되어 있으면서도 각자의 캐릭터와 관계를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되어준다. 「후기」에서는 단행본 출간에 얽힌 소감과 저자의 근황을 살짝 엿볼 수 있다.
2권
아내 은정이 소설가였다는 사실을 딸들에게 철저히 감춰온 준우. 딸 제경 역시 준우에게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숨긴다. 제경의 애인이자 작가인 성민은 준우와 만남을 이어가던 중 두 사람이 부녀 관계임을 눈치챈다. 한편 준우는 은정을 닮은 여자가 접근해오자 혼란에 빠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