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서문_동양고전 읽는 법
1. 3천 년의 민가
- 중국어의 독특한 체계
- 주나라 사람은 어떻게 노래를 불렀나
- 보존된 음운
- 꼭 대단한 이치는 아니다
- 민가 채집과 봉건 통치
- 시 속의 후렴구
- ‘풍아송’과 ‘부비흥’
- 소리와 문자의 규칙
- 세 가지 장르
2. 귀족의 기본 교재
- 「관저」에서 시작되다
- 복숭아나무의 변화
- 질경이 뜯는 젊은 부인들
- 정결한 아가씨
- 『시경』을 숙독한 태자
- 귀족의 대화의 기초
- 중국 최초의 시 전집
- 여성의 목소리
3. 서민 생활의 단편들
- 방치된 인재
- 어머니의 고생
- 강가 이야기
- 이혼녀의 슬픔과 분노
- 한 많은 여인의 노래
- 연인의 밀회
- 떠들썩한 청춘의 해학
- 흩어진 가족
- 담을 넘어 구애하는 남자
역자 후기_양자오의 역사적 독법과 문학적 독법
‘경’이기 이전에 일반 백성의 민가였던 『시경』
『시경』은 서주(西周 후기에 문자로 기록된,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문학 작품입니다. 『시경』에 실린 작품은 주나라 사람이 대대로 불러 온 시이자 노래였습니다. 일반 백성이 자신의 상황과 정서를 담아 삼삼오오 모여 부르던 민가였지요. 그런데 이러한 민가가 어떻게 문자로 기록되고 책으로 묶여 ‘경’(經, 즉 경전의 지위를 얻고 당시 귀족 교육의 핵심 교재가 되었을까요? 이를 이해하려면 주나라 초기 통치 체제의 변화에 주목해야 합니다. 주나라는 ‘봉건’이라는 새로운 통치 모델을 수립했는데, 종친이나 공신에게 특정한 땅과 백성을 하사해 다스리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봉건영주는 새로 하사받은 봉국을 잘 다스리기 위해 그 땅의 민정(民情을 살피고 파악해 그곳의 백성과 잘 지낼 방법을 강구해야 했지요. 그래서 그 땅의 민가를 채집해 기록하고, 그 민가를 통해 백성의 삶에 접근하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상황 때문에 주나라 사람은 일찍부터 민가를 중시하고 지배계급, 즉 귀족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상식으로 간주하게 된 것입니다. 『시경』 국풍(國風의 15편에 봉국의 이름이나 지명이 붙은 이유도 이와 같습니다.
경전이란 일반적으로 ‘큰 이치를 기록한 책’을 가리킵니다. 『시경』도 경전이라 역시 ‘대단한 이치’가 담겨야 했지요. 그래서 후대 사람들은 반드시 『시경』에서 옛 성현에게 어울리는 내용을 읽어 내려가면서 훗날의 정의로 작품을 재해석하고, 훗날에 규정된 내용을 억지로 집어넣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양자오 선생은 그러한 ‘전도’를 제거하고 최대한 『시경』을 그것이 탄생한 시대적 환경 속에 되돌려 놓고 읽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선입견과 편견을 털어내고 원점으로 돌아가 문학작품을 읽는 기본 태도로 시에 접근하자는 것입니다. 그럴 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당시 사람들은 어떤 경우에 어떤 상황에서 노래를 불렀는지, 노래에 표현된 정서와 내용은 무엇인지, 또 그들에게 노래에 담기에 적절한 감정과 사건은 어떤 것이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