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펴내며: 하이델베르그대학 도서관에서 대한제국 찾기
머리말: 대한제국의 낯선 이방인
1. 대한제국은 동아시아의 황금사과인가?
세계 제국주의 열강 가운데 놓인 조선
개항 후 조선에 설립된 서양 무역회사
조선은 상업적 가치가 없다
금을 채취하면 가난한 나라가 될 것이다
크노헨하우어의 강연문 「Korea」(1901
유럽인들이 잘못 알고 있는 한국 역사
2. 우아한 루저의 원형
풍전등화에 놓인 대한제국
헤이그 특사 파견은 과연 실패일까
독일의 동아시아 예술사 연구
예쎈의 여행기 「답사기: 조선의 일본인」(1913
문화 차이에서 느끼는 루저
3. 백두산 가는 길
지배하는 제국, 저항하는 민족
일본이 꾸민 반중여론
독일의 동아시아 지리 연구
라우텐자흐의 「조선-만주 국경에 있는 백두산의 강도여행」(1933
백두산 강도는 누구인가?
맺음말: 우아한 루저, 조선인의 자각
도판 목록
3인의 독일인은 말한다.
“여행자들의 표현대로 조선이 가난하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나라였다면, 조선 때문에 그토록 끊임없이 다툼이 일어나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 크노헨하우어, 독일 산림청 관료
“크고 바른 당당한 체구와 잘생긴 모습의 사람들은 상의, 치마, 바지, 신발 모두 흰색으로 차려 입었으며, 머리는 뒤에서 흰 모자 안으로 감아올렸으며, 대나무 틀 위에 느슨하게 말총으로 직조한 높고 넓은 차양 모자를 쓰고 모자 끈을 턱 아래에 묶었다. 수많은 상점 앞에서 기다란 담뱃대로 끊임없이 흡연을 하거나 수다를 떠는 등 우아한 루저의 모습으로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 예쎈, 독일 예술사 연구자
“멀리 떨어진 경찰서에서 알려준 최근의 강도 습격 소식은 우리 일행을 매우 불안하게 만들었다. 며칠 전 30명의 강도떼가 호타이산[포태산] 북서쪽 5km 떨어진 중국 벌목인들 거주지를 통과하며 머물렀다고 한다. 만주 지역에서는 이들 강도떼와 군대가 전쟁을 치렀다. 체포된 두 명의 강도 머리는 공공장소에 내걸렸다.”
- 라우텐자흐, 그라이프스발트대학 지리학과 교수
19세기 제국주의 열강, 금광 채굴권 확보를 위해 대한제국을 답사하다
이 시기 조선을 방문한 독일 여행자들은 일본보다 높은 수준의 고대 문화를 소유한 조선의 문화를 보고 자신들의 눈을 의심했다. 실리를 따지는 중국인과 겉으로 함박웃음을 짓지만 속을 모르는 일본인 그리고 무뚝뚝해도 이방인에게 수줍은 미소를 머금을 줄 아는 순진한 조선인의 특성을 분명히 구별할 줄 알던 독일인들은 무기력한 루저 국가 대한제국의 몸부림을 안타까워했다. 한편 대한제국에 대한 열강의 요구는 채굴권, 어업권 등 이권 영역에 집중되어 있었다. 1895년 미국의 운산 금광 채굴권 획득을 시작으로 일본, 프랑스, 독일 등의 채굴권, 어업권의 연이은 획득은 1910년 한일병합에 이르기까지 이권 다툼의 역사를 그대로 보여준다.
고종이 광산 채굴권을 허락하는 대신 생산 이윤의 25%를 약속받은 이유는, 고종이 내탕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