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아무도 없는 놀이공원을 차지한 수상한 손님들의 정체는?
숲속 동물들이 벌이는 비밀스럽고 신나는 축제 한판
사람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간 한밤중, 어두컴컴한 놀이공원 근처로 수상한 그림자들이 모여든다. 그리고는 찢어진 울타리 사이로 슬그머니 들어와 아무도 없는 놀이공원을 차지하고 한바탕 축제를 벌인다. 그들은 지폐 대신 도토리로 아이스크림을 사 먹더니, 두 손으로 눈을 꼭 가린 채 롤러코스터와 바이킹까지 탄다. 순식간에 놀이공원은 화려한 빛과 갓 구운 프레츨 냄새로 가득 찬다. 과연 이 수상한 손님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쉿! 수상한 놀이공원》은 폐장 후 아무도 없는 놀이공원에서 벌어진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소동을 환상적이고 긴장감 있게 풀어낸 그림책이다.
고요하면서도 소란스러운, 글자 없는 그림책의 매력
대사 하나 없이도 전해지는 생생한 긴장감
흥미로운 소재 외에 특히 주목할 점은 책에 대사와 지문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글자는 오직 놀이 기구의 이름과 푸드 트럭 간판뿐이다. 대사와 지문의 생략은 이 책을 읽는 독자가 한밤의 고요한 정취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게 하는 한편, 인간이 아닌 동물의 시각에서 놀이공원을 즐겨 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생동감 넘치는 동물들의 표정과 잔망스러운 행동은 별다른 대사 없이도 충분히 그들의 생각과 감정에 공감하게 한다. 가시에 간식을 꽂아서 다니는 고슴도치, 커다란 곰 인형을 가져가는 곰, 롤러코스터가 무서워 두 손으로 눈을 가린 너구리 등 장면 장면에 숨겨진 유머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또한 같은 시간대에 동물과 인간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대비시킨 장면 연출은 일종의 서스펜스를 경험하게 한다. 새벽까지 놀이공원에서 노는 동물들과 잠에서 깨어나 일과를 준비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교차시킨 연출은 초반부터 이어져 오던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극도로 고조시킨다.
당연히 인간의 것이라고 믿었던 오만함을 돌아볼 기회
자연과의 공존에 대한 생각거리를 던지다
추천사를 쓴 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