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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똥의 인문학 : 생태와 순환의 감각을 깨우다
저자 김성원 외 공저
출판사 역사비평사
출판일 2021-11-30
정가 15,000원
ISBN 9788976964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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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똥의 인문학으로의 초대

1장|배설의 신화와 문화: 르네상스 민중문화에 나타난 똥과 오줌의 이미지

2장|1953~1973년, 서울의 똥

3장|‘밥-똥 순환’의 차단과 ‘두엄-화학비료’의 숨바꼭질

4장|더러운 똥, 즐거운 똥, 이상한 똥: 똥의 재사화회에 관한 정신분석적 의미

5장|똥-돈-삶

6장|수세식 화장실, 그 적정하지 않은 기술

7장|아이들은 왜 똥을 좋아할까

8장|행성적 차원에서 인간의 배설과 순환을 생각하기

맺는 글┃‘쌍둥이 위기’와 사이언스월든의 기획
‘비료’에서 ‘오염물질’로…
똥오줌이 제도적 하수화가 되는 과정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 이전만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뿐 아니라 전국의 각 가정, 학교, 사무실에는 이른바 재래식 화장실이 더 많았고 일반적이었다. 오늘날 분뇨는 수세식 화장실과 연결된 하수관을 통해 흘러나가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처리되고 있는데, 하수도 보급률이 높지 않았던 30~40년 전에는 어떻게 처리했을까?
2장 「1953~1973년, 서울의 똥」은 한국전쟁 직후부터 1970년 초까지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똥오줌이 어떻게 처리되었는지를 살펴본다. 서울을 사례로 들었지만, 당시의 똥오줌 처리 문제는 비단 서울에만 국한되지 않았으므로 똥오줌의 쓰임새가 어떻게 변천했는지, 또 국가가 하수를 어떻게 관리해갔는지를 알 수 있다. 이 글은 똥오줌이 제도적으로 하수가 되어가면서 위생 수준과 공중 보건을 크게 향상시켰으나, 강력한 제도화를 기초로 한 사회적 인식에 의해 똥오줌에 대한 ‘새로운 상상’의 여지가 막혀버렸다고 말한다.
1950~1960년대 서울은 도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농경지가 대부분이었다(사실 서울만 그러한 것이 아니라 이 시기 한국의 주된 산업은 농업이었다. 도심에서 똥오줌은 빨리 치워버려야 할 위생의 문제였으나, 농민들에게는 농작물을 키울 비료의 자원이었다. 정부는 직접 인분비료공장을 설치하여 똥오줌을 처리함으로써 유기질비료도 생산하고 비료 공급의 안정도 꾀하고자 했다. 문제는 인구가 급증하면서 처리해야 할 똥오줌은 늘어나는 반면, 실제 처리할 수 있는 양은 제한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게다가 인분비료공장에 의한 환경오염 문제도 심각했다.
정부는 1960년대부터 인분비료를 적극 금지하는 정책으로 돌아선다. 이제 똥오줌 처리는 인분비료 생산의 문제가 아닌 도시위생의 문제이자 ‘과학의식’에 입각한 ‘문화민족’의 일이 되었다. 마침 화학비료공장도 많이 세워져서 비료 효용가치로서 똥의 쓸모가 점차 사라졌다. 이는 굳이 똥오줌을 수거해 비료로 만들 이유가 없어졌다는 뜻이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