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의 말
서문 김보라, 영화 〈벌새〉 감독
들어가며 쓸모없음의 쓸모에 관하여
1장 아무것도 하지 않음에 대한 변론
2장 단순한 세계의 유령들
3장 거부의 기술
4장 관심 기울이기 연습
5장 낯선 이들의 생태계
6장 생각의 토대 복원하기
나오며 명백한 해체
감사의 말
해제 최태윤, 예술가
주
아무것도 하지 않음에 대한 변론
미국의 예술가이자 교육자 제니 오델은 도널드 트럼프 당선 당시 정치적으로 조작된 가짜 뉴스가 마구 쏟아지는 온라인 환경을 벗어나 집 근처에 있는 장미 정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또한 새를 관찰하는(저자의 표현대로라면 새를 ‘알아차리는’ 시간을 해독제로 여기기도 한다. 이러한 시간들을 통해 제니 오델은 소셜미디어 경험의 무엇이 자신을 괴롭혔는지 알게 되고, 현실에 두 발을 딛기 위해서는 실제 땅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날 트위터에서 일어난 소용돌이 같은 논쟁에서 눈을 떼고 고개를 들면 커다란 부리와 레이저처럼 새빨간 눈을 가진 해오라기 두 마리가 그대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또한 제니 오델은 24시간 내내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을 주는 퍼스널브랜드와 자아 개념, 상업화된 자기 돌봄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되짚으며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나 생각하고, 성찰하고, 치유하기 위하여 ‘아무것도 하지 않을’ 회복의 시공간을 마련하자고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무기력한 도피가 아니라 적극적인 행동이며, 중요한 무언가를 하기 위한 기반을 닦는 일에 가깝다.
관심의 경로를 바꾸기 위하여
‘관심(attention’은 이 책의 주요 키워드다. 소셜미디어로 대표되는 ‘관심경제(attention economy’는 인간의 관심을 도구화해 이윤을 취한다. 얼마 전 메타로 사명을 바꾼 페이스북에 대한 내부 고발이 화제가 됐다. 전 페이스북 프로덕트 매니저 프랜시스 하우건은 페이스북이 수익을 위해 사용자 간의 분열과 불안을 방치했다고 폭로했다. 소셜미디어 사용이 결코 무료가 아니며, 관심경제를 움직이는 화폐가 다름 아닌 우리의 관심이라는 것을 보여 준 사례다. 우리는 소셜미디어에서 정보를 소비하며 돈 대신 관심을 지불하고 있다.
우리는 인터넷 공간에 떠오르는 맥락 없는 정보나 타인의 삶의 단편적인 조각을 들여다보며 많은 시간을 보낸다. 소셜미디어는 우리의 관심을 더 오래 묶어 두기 위하여 분노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