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일지도 모른다고 상상했던 아기 오리들, 꿈이 깨지다
책의 첫 장을 넘기면 아기 오리 세 마리가 보인다. 호기심 넘치고 명랑하게 생긴 오리들은 작은 개구리가 폴짝폴짝 뛰는 것도 무척 재미있게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또 한 장을 넘기면 문이 닫히면서 양육자로 짐작되는 누군가의 말소리가 들린다. “너희들끼리만 있어도 괜찮겠니?” 아마 하룻밤 외출을 하게 되어 아기 오리들에게 걱정 어린 당부를 하는 것 같다. 아기 오리 삼 남매는 자신감 있게 대답한다. “그럼요. 꽉꽉!” 양육자가 없어도 스스로 양치도 할 만큼 씩씩한 오리들이다. 그런데 그날 밤 천둥 번개가 치면서 폭우가 쏟아진다. 우르르 쾅쾅 소리에 아기 오리 삼 남매는 잠을 잘 수가 없다. 양육자에겐 큰소리 쳤는데 천둥이 치니 무서워진 것이다. 그래서 첫째 꽉꽉이는 동생들에게 책을 읽어 주기로 한다. 꽉꽉이가 고른 책은 《미운 오리 새끼》이다. 이야기에 푹 빠진 아기 오리들은 저마다 자기가 진짜 백조일지 모른다고 뽐을 내본다. 덩치가 커서, 목이 길어서, 눈이 작아서 등등 자기만의 이유를 대면서 자기가 진짜 백조일지 모른다고 상상하는 아기 오리들은 마냥 귀엽고 사랑스럽다. 책을 읽은 덕분인지 아기 오리들은 백조 꿈을 꾸면서 잘 잔다.
아침이 되자 날이 개었고, 해가 쨍쨍했다. 오리 삼 남매는 큰 물가로 산책을 나갔다. 큰 물가에 가 보니 진짜 백조들이 무리 지어 있었다. 우연히 만나 아기 백조에게 아기 오리들은 자기야말로 백조 새끼일지 모른다고 자랑을 했다. 그랬더니 아기 백조는 콧방귀를 뀌며 “너희들은 딱 봐도 오리인걸?” 하고 휙 가 버린다. 아기 오리들은 물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았다. 백조일지도 모른다는 즐거운 상상은 산산조각이 났고 그냥 평범한 아기 오리였다는 팩트를 뼈아프게 깨닫게 된다.
백조가 더 이상 부럽지 않은 아기 오리 삼 남매
그런데 실망할 새도 없다. 아까부터 오리들을 지켜보던 매서운 눈이 하나 있었다. 고양이 한 마리가 오리들에게 살금살금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다. 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