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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우리 시대의 병적 징후들 : 위기에 빠진 21세기 세계의 해부
저자 도널드 서순
출판사 뿌리와이파리
출판일 2021-12-06
정가 20,000원
ISBN 9788964621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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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표 목록
감사의 말
서문

제1장 낡은 것은 죽어가고
제2장 외국인 혐오의 부상
제3장 복지의 쇠퇴
제4장 기성 정당의 몰락
제5장 미국의 패권
제6장 유럽의 서사
제7장 유럽은 결딴나는 중?
제8장 잃어버린 희망?

옮기고 나서
미주
인명 색인
모든 게 좋아질 것이라 믿었던 시대가 저물고…
도널드 서순이 책의 화두로 삼은 그람시의 경구는 어떻게 보면 상투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많이 인용되는 문장이다. 그람시가 보기에 당시 자본주의는 헤어날 길 없는 위기로 빠져들었지만, 자본주의를 사회주의로 대체할 노동계급 세력은 아직 허약할 뿐이었다. 그 위기를 비집고 들어선 파시즘과 극좌 모험주의는 그람시가 생각하는 ‘새로운 것’, 즉 자본주의의 병폐를 극복할 사회주의가 아직 생겨나지 않은 공백기에 나타나는 ‘병적 징후’였다.
오늘날 죽어가는 낡은 것은 2차대전 이후 생겨나 ‘영광의 30년’을 거치며 모습을 갖추고 냉전 종식 이후 세계를 지배하게 된 현대 자본주의다. 이 자본주의는 어느 정도 복지와 일자리를 보장하고 꾸준한 성장을 약속한 자본주의였다. 이 낡은 세계는 “성장과 안정, 교육 확대의 세계이자 젊은이들이 자기 부모보다 더 잘살고, 더 자유로우며, 도덕 관습의 제약을 덜 받을 것”이라고 자랑하는 세계였다. 완전고용과 복지, 사회서비스는 영원히 계속될 것만 같았다. 승승장구하는 자본주의가 낳은 68세대는 여성과 인종적?성적 소수자 등의 인권 향상을 위해 싸웠고, 성장과 더불어 자유와 평등을 더 많은 이들에게 확대해주었다.
하지만 냉전에서 승리하면서 영원히 계속될 것만 같던 이 세계는 2008년 경제위기에 이어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하는 가운데 허약한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20세기 후반부터 경제적 불평등이 계속 확대되었고, 19세기 후반 첫 번째 세계화 시기부터 모습을 드러낸 외국인 혐오, 인종주의는 나날이 기승을 부린다.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사민주의가 정당성과 국민적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던 정치는 어느 순간부터 막말과 혐오로 무장한 극우 포퓰리즘이 판치는 장이 되었다. 그람시가 꿈꾼 ‘새로운 것’, 즉 사회주의는 이미 스스로 파탄난 지 오래이지만, 지금의 우리는 어떤 새로운 것에 희망을 걸어야 할까?

포퓰리즘이라는 유령이 세계를 배회하고 있다
영국과 다른 나라들의 보수당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