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의 말
제1장 하이데거와 앙리 루소
앙리 루소의 초현실주의 회화와 하이데거의 진리 개념
제2장 하이데거와 구스타프 클림트
구스타프 클림트의 상징주의/아르누보 회화와 하이데거의 ‘죽음의 선구성’ 개념
제3장 하이데거와 에곤 실레
에곤 실레의 표현주의 회화와 하이데거의 세계 개념
제4장 하이데거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장르화와 하이데거의 도구 개념
제5장 하이데거와 파블로 피카소
파블로 피카소의 현존재-사물 회화와 하이데거의 홀로-있음/함께-있음 개념
제6장 하이데거와 피터르 브뤼헐
피터르 브뤼헐의 일상성 회화와 하이데거의 일상세계 개념
제7장 하이데거와 빈센트 반 고흐
빈센트 반 고흐의 인상주의 회화와 하이데거의 알레테이아 개념
20세기 최대의 철학자, 그림을 만나다
마르틴 하이데거라는 이름에서 사람들이 떠올리는 것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어떤 이는 그의 이름에서 그의 철학을 떠올릴 것이고, 어떤 이는 그의 이름에서 그의 연인이자 제자였던 철학자를 떠올릴 것이다. 또 어떤 이는 부끄러운 역사 속에서 실망스러웠던 그의 행보를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러한 그의 행보, 관계 그리고 철학 모두가 그라는 사람을 이룬다는 것이다. 또 이러한 사람들 모두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바로 하이데거가 20세기 철학에 남긴 그 발자취는 그 누구보다 거대하다는 사실일 것이다.
이렇게 누구보다 거대한 20세기 최대의 철학자, 하이데거의 주저는 누가 뭐라 해도 『존재와 시간』일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 보려 시도한 사람들은 대부분 새로운 용어라는 장벽과 난해한 철학이라는 철벽에 막혀 좌절하기가 십상이다. 저자는 철학도조차도 이 책을 어려워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심지어 하이데거의 철학은 아직 온전히 이해되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20세기 최대 철학자의 철학을 비껴가야만 한단 말인가? 어떻게 그의 철학을 마주해야 한단 말일까?
잠깐 다른 얘기로 돌아서 보자. 그림은 어떠한가? 사람들 대부분은 미술관에 걸린 그림을 볼 때, 그 그림의 미학적 의의는 잘 알지 못하기 마련이다. 피카소의 그림을 보며, 혹은 반 고흐의 그림을 보며, 입체주의라든지 인상주의라든지 하는 개념들을 이해하면서 그것이 얼마나 잘 적용된 그림인지, 그래서 그것이 그 그림의 아름다움에 얼마나 이바지하고 있는지 계산해 본 적이 있는가? 그보다는 오히려, 그 그림이 뿜어내는 아름다움에 압도되면서, 그 그림이 안겨 주는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을, 그저 느껴 본 적이 더 많지 않은가?
우리는 예술을 보며, 그것을 분석하기보다는 그저 감상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예술가들 또한 아마도 자신의 작품을 이리저리 해체하여 분석하기보다는 그저 느끼기를 더 바랄 것이다. 그러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