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_조용한 들판을 달린다면 _8
1장 죽음을 맞이하다 _12
천재의 임종 ○ 아르스 모리엔디 ○ 장군의 죽음 ○ 마지막 명령 ○ 말을 바꾸는 노인, 풀을 묶는 노인 ○ 네로의 마지막 소원
2장 순교자와 암살자 _48
파올로와 프란체스카 ○ 가장 좋은 순간이 가장 위태로운 순간 ○ 절정 속에 죽을 것인가 ○ 작은 죽음과 큰 죽음 ○ 순교자와 암살자 ○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3장 죽음은 검정 _82
상복은 검은색 ○ 어둠의 화가들 ○ 검은 광채 ○ 검은색 더하기 검은색 ○ 검은 돛 ○ 흑기사 vs. 검은 천사
4장 나를 죽이다 _122
내리찍는 칼날 ○ 위를 향해 세운 칼날 ○ 꼿꼿한 죽음 ○ 나가 죽은 자 ○ 화가의 유언 ○ 이야기가 없는 죽음
5장 죽어 가는 사람을 그린 화가 _166
카미유를 그린 모네 ○ 아내를 담은 연작 ○ 가셰가 그린 빈센트 ○ 클림트를 그린 실레 ○ 익사한 사람의 사진
6장 애도와 매장 _200
서 있는 예수 ○ 폭발하는 비탄 ○ 오르가스 백작의 매장과 오르낭의 매장 ○ 청색 시대의 죽음 ○ 나는 아발론으로 간다
7장 유령 _236
바닥을 딛지 못하는 자 ○ 흐릿한 존재 ○ 크리스마스 캐럴 ○ 불려 나온 유령들 ○ 그들은 보고 있을까 ○ 내게 나타난 유령
8장 돌아온 망자 _266
죽은 이가 돌아온다면 ○ 되살아난 라자로 ○ 나를 만지지 마라
나오며_언제나 다른 누군가가 죽는다 _296
대담_죽음 후에 남은 것들 _301
◎ 이미지를 통해 들여다본 죽음
죽음은 누구도 피할 수도, 또 설명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끊임없이 죽음을 증명하고 밝히려 애써 왔다. 죽음에 대한 생각은 아주 오래전부터 ‘이미지’를 빌려 전승되었는데, 이미지는 죽어 사라지는 것 혹은 죽어 없어져 보이지 않게 되는 존재를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오직 이미지 속에서 죽음은 물질적이고 구체적일 수 있다.
『죽음을 그리다』는 이미지를 중심으로 죽음에 다가선다. 임종을 맞은 이들, 숨이 끊어진 이들을 향한 애도, 그리고 마침내 죽음에서 돌아온 이를 묘사한 작품들을 차례로 살펴본다. 평온하게 숨을 거두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지만 인간사는 늘 복잡하고 숨겨진 사연으로 가득하다. 이밖에도 죽음의 안팎, 이 세상과 저 세상을 넘나드는 시선 속에 놓인 유령의 존재도 함께 다루었다. 작가의 말처럼 “거창하게는 인류의 숙명을 의식하며 소박하게는 죽음을 견디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 비로소 드러나는 죽음의 모순들
죽음에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도드라지는 건 죽음의 모순이다. 우리는 칼로 잰 듯 빈틈없는 죽음의 절차, 아무도 증명할 수 없는 죽음의 진실 앞에서 너무 오래 침묵해 왔다. 죽음을 금기시하는 사이 진실은 저 멀리 달아나 버렸고, 겹겹이 죽음의 공포가 그 사이를 메웠다. 이제까지 죽음과 관련된 이야기는 대개 죽음을 두루뭉수리하게 다루려는 경향이 있었다. 반면에 이 책은 죽음의 과정을 가능한 한 여러 국면으로 나누어 따져 본다. 그 끝에는 죽음의 복잡함과 모순이 자리하고 있다. 쉬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진실이라도 정확히 바라보고 나서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다.
여기서 다루는 죽음에 관련된 의혹들은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지만, 정확히 인식하지는 못했지만 모두가 의심하고 생각해 왔던 것들이다. 죽음을 다룬 책이니 무겁거나 진지하기만 할 것 같다는 선입견은 몇 장만 넘겨도 금방 깨진다. 속 시원한 질문과 명쾌한 설명, 긴장을 풀어 주는 웃음 장치는 독자를 죽음으로의 사유로 자연스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