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시작하며
서론_ 주역과 기호학
1부 주역의 이미지와 재현
1장 주역의 은유적 이미지 / 2장 주역의 논리와 재현 / 3장 이미지의 재현: 백서본 계사전의 경우 / 4장 괘와 도식(diagram: 진괘震卦의 경우
2부 퍼스 기호학
1장 기호해석학 / 2장 이미지와 은유 / 3장 이미지와 관계논리 / 4장 도상의 재현
3부 주역의 재현과 관계
1장 계사전의 재현 / 2장 괘의 짜임 / 3장 관찰의 논리: 관괘觀卦의 경우 / 4장 제사의 기호: 형亨의 경우
결론_ 재현과 관계자아
1장_ 태극의 상, 그리고 재현 / 2장_ 괘와 관계자아
책을 끝내며
“주역을 기호학적 실재론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세계를 재현하고 세계와 관계 맺는다는 뜻이다.”
주역은 여섯 효의 묶음인 괘로 세계를 재현하고, 이웃하는 괘들과의 배열을 통해서 인간과 세계의 관계를 드러내려는 책으로, 괘와 그 괘가 갖는 특징들을 하나씩 설명해 나가는 방식으로 짜여 있다. 이런 방식은 건괘에서부터 시작하여 미제괘까지 예순네 가지에 걸쳐 계속되면서 의미의 반복과 전복을 되풀이한다.
주역의 서술 내용은 괘와 연관시켜 보아야 한다. 괘사나 효사는 괘에 의존되어 있기 때문에 괘를 이해하지 못하면 괘사도 알 수 없다. 그리고 괘와 괘사와의 정합성이나 적절성에 주목하지 않는다면 주역 독해의 의의도 많은 부분 상실될 것이다. 필요에 따라 괘사나 효사의 말을 인용해 쓸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주역 독해는 제한적이 되고 효용성도 떨어지게 된다. 주역은 괘와 괘사를 같이 읽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이 바로 주역을 기호학으로 보게 된 이유이다.
이 책은 주역의 괘를 재현과 관계의 관점에서 분석한 뒤, 주역의 철학은 기호학적 실재론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밝히고자 한다. 이를 위해 미국의 기호학자인 찰스 퍼스의 기호학 이론을 가져온다.
기호학에서는 대상의 본질보다는 대상이 상황이나 맥락에서 어떻게 쓰이는가가 중요한데, 여기에 기호의 특성이 있다. 주역의 괘도 상황이나 맥락에 있으므로 기호의 성질을 갖는다. 괘가 생성되는 과정에 일정하게 작용하는 논리가 있다면 그것이 바로 괘의 기호적 특성이므로 괘를 기호로 치환해서 설명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
이 책의 철학적 전제는, 괘는 대상의 재현에 근거한다는 것이며, 그러한 대상도 기호의 연관성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전제가 성립되어야만 주역의 전체 구조를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고, 퍼스와 주역이 만날 수 있는 지점이 생겨난다. 주역을 기호학적으로 보되 실재론적인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는 것이 퍼스가 다른 구조주의 학자들과 차별되는 부분이다.
주역은 괘의 기호를 펼쳐내고, 퍼스의 기호학은 기호를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