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1장 거대한 냉장고 작아진 세계
1. 식탁 위의 혁명은 냉장고로부터
2. 온갖 세계를 담은 거대한 냉장고
3. 이것은 냉장고가 아니다
4.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
5. 찬밥의 반란과 따뜻한 식사
6. 미래의 냉장고: 미래에 부치는 편지
2장 ‘부엌 스타’의 탄생 스토리
1. 냉장고가 문화재로 지정됐다고?!
2. 소가 처음 열차를 탄 날
3. 냉장고로 꿈꾸는 환상
4. 빙수 사랑, 아이 사랑
5. 짠순이 복길네 냉장고 들이던 날
6. 김치냉장고에 숨은 과학
7. 여자라서 행복해요. 여자라서 행복하세요?
3장 당신의 냉장고를 열어라!
1. 종갓집 냉장고와 내림 음식
2. 점심시간 없애고 한 시간 일찍 퇴근 어떨까?
3. 편의점은 동네 텃밭이자 공유 냉장고
4. 편의점 인생을 졸업하는 날이 오면
5. 할머니의 냉장고를 부탁해
6. 노년의 냉장고: 2000칼로리-0칼로리
7. 탄 씨 가족 냉장고 엿보기
8. 산모의 서러움 달래주는 냉장고
9. 고려인의 부엌: 국시와 빵
10. 추억을 붙여왔던 걸까-엄마와 냉장고 자석
11. 외로움을 달래주는 유학생의 냉장고
4장 냉장고와 멀어지기
1. 잃어버린 전통 식재료 저장 기술
2. 전기 먹는 하마를 다루는 법
3. 냉장고 없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비전화 카페
4. 과소비사회에 등장한 비전화 제품
5. 냉장고 파먹기: 비움과 즐거움
6. 매일 장 보는 베트남 생활
7. 음식물 쓰레기로 만든 그릇: 쓰레기와 가치 있는 물건 사이의 관계
에필로그
주
연표(얼음의 노래
얼음에 이끌린 사람들
‘부엌’의 어원은 ‘불’에서 찾을 수 있다. 주먹도끼와 돌칼로 사냥을 해온 호모속에게 불에 탄 고기는 인기가 좋았고, 불은 인간의 진화에서 중심 역할을 했다. 부엌의 모든 것이 불과 연결되어오던 차에 유독 냉장고만 불에 반대됐다. 따뜻한 불에서 진화의 핵심 요소를 얻은 인간들은 점점 신선한 음식을 선호하면서 얼음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1842년 바닷가재가 처음 열차를 타고 미국 뉴잉글랜드에서 시카고까지 급행으로 이동했다. 1868년 호주의 소고기는 영국으로 처음 출항했고, 1882년 4000여 마리의 양고기는 최초의 냉장선을 타고 뉴질랜드에서 런던으로 항해했다. 1920년대 말부터는 미국에서 섭씨 영하 40도의 급속 냉동 기술이 개발되면서, 식재료의 손상을 최소화하여 해동 후에도 맛과 모양이 변함없는 냉동식품이 발명되었다.
그렇다면 국내 냉장고의 시초는 뭘까? 1965년에 출시된 금성사의 GR-120 ‘눈표 냉장고’다. 용량은 120리터밖에 안 됐지만, 이마저 자체 기술로는 만들 수 없어 일본 히타치사와 기술 제휴를 했다. 대졸 초임 월급이 1만1000원이던 1968년에 냉장고 가격은 8만600원이었으니 경제 상위 1퍼센트만 집에 갖춰둘 수 있는 물건이었다. 95퍼센트의 국민이 이를 보유하기까진 25년쯤 더 기다려야 했다.
이 책은 냉장고 발명 전의 얼음 연대기도 다룬다. 고려와 조선에서도 얼음 꿀물이나 화채를 즐겨 먹었지만, 냉차가 들어오고 빙과류가 대중화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일제강점기부터다. 1900년대에 경성 시내에 일본식 빙수점氷水店이 등장한 데다 1915년 서울의 빙수 상인은 442명에 달했다. 어린이 날을 제정한 방정환 선생도 빙수 마니아여서 『별건곤』에 이런 글을 남겼다. “사알-사알 가러서 참말로 눈결가티 가른 고흔 어름을 삽풋떠서 혀ㅅ바닥 우에 가저다 놋키만 하면 씹을 것도 업시 깨물 것도 업시 그냥 그대로 혀도 움즉일 새 업시 스르르 녹아버리면서 달콤한 향긋한 찬 긔운에 혀끗이 환-해지고 입속이 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