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는 새 학년이 되면 정말 멋있어지고 싶다. 어떻게 해야 멋진 새 학년이 될까? 그 정답만 안다면 모든 것이 완벽해질 텐데...... 로비는 엄마가 아기처럼 미키마우스 가방을 사줄까 봐 몹시 걱정을 했다. 다행히 그냥 파란 가방이어서 괜찮기는 했지만. 로비는 멋있어질 방법을 하나하나 적기로 했다.
1. 아기 때 이름인 로비라는 이름을 쓰지 말 것
2. 반바지 대신에 청바지를 입는다
3. 통학 버스를 타는 데서 엄마한테 뽀뽀를 안 당한다.
하지만 로비는 새 학년 첫날부터 엄마가 뽀뽀해 주는 모습을 친구들에게 들키고 만다. 게다가 불량배 같은 보 해니한테 ‘까꿍, 아가야!’ 하고 놀림을 당한다.
더욱 심각한 사실은 로비가 보 해니와 같은 반이 되었다는 것이었다. 끔찍한 한 학년이 시작되고 있었다.
로비는 화장실에서 만난 보 해니한테 슈퍼맨 속옷을 입었다는 걸 들키게 되고 그 소문이 전교에 퍼지는데 걸린 시간은 고작 이십 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로비는 2. 청바지를 입는다 에 줄을 찍 긋고 속옷을 바꾼다 라고 써넣었다.
우울하기만 한 새 학년 첫날, 한 가지 좋은 일이 생겼다. 로비가 책 친구가 된 것이다.
책 친구는 다른 아이들이 책 읽는 것을 도와준다. 책 친구로 뽑히기란 쉽지 않아서 지난 학년 성적이 모두 ‘우수’ 여야 하고 행동 발달 상황도 모두 ‘양호’ 여야 한다. 로비는 너무 기뻤다. 이제 선생님이 누구와 책 친구를 하는지 알려 주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로비는 보 해니와 책 친구가 되고 말았다.
드디어 보 해니와 책 친구를 하는 날.
로비와 보 해니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보 해니가 로비라는 이름 대신 롭이라고 불러 준 것이다. 게다가 심술 맞던 보 해니의 입 꼬리가 살짝 올라간 것이다. 보가 로비를 보고 웃은 거다!
로비는 멋있어지기 위한 작전 세 가지를 모두 성공했지만 청바지나 뽀뽀, 이름 같은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로비는 두려움을 물리치고 보 해니의 책 읽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