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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아버지의 연장 가방 (양장
저자 문수
출판사 키위북스
출판일 2021-11-05
정가 15,000원
ISBN 9791191748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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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은 손에 익는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아부지 어렸을 때?” 어머니는 아버지 어린 시절에 대해 본인이 알고 있는 것과 더불어 평생 목수 일만 해 온 아버지의 삶에 대해 들려주었습니다. 어머니를 통해 처음 듣는 아버지의 어린 시절은 몹시 외롭고 고단하게 느껴졌습니다. 생계를 위해 뛰어든 공사판에서 바지런히 일하다가 우연히 찾아온 기회로 목수가 된 아버지. 그래서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 늘 함께할 가족을 꾸릴 수 있게 된 아버지. 가장이 된 아버지는 목수로서 일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들을 장만하기 시작했습니다.
언젠가 아버지에게 연장에 대해 물은 적이 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던 나에게 처음 쥐어 준 것은 장도리, 그리고 톱과 대패. 모양도 쓰임새도 제각기 다른 연장들에 대해 일러 주면서도 잘하는 요령 같은 건 없다고 대답하던 아버지. “야야 그걸 말로 우예하노. 연장을 잘 다룰라믄, 손에 익는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아버지에게는 연장이 몸으로 익힌 삶의 기록이자 삶의 흔적이 새겨진 도구들이었습니다.


아버지…… 이 가방은 뭐 하러 남겨 뒀어요?

고향 본가 한구석에서 발견한 아버지의 낡은 연장 가방. 그 안에는 가방만큼이나 낡고 오래된 망치, 톱, 대패 따위가 들어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되었습니다. 작가의 아버지는 이런 연장들로 일해 온 목수입니다. “필요한 사람한테 주는 게 맞지 않겠나.” 늙어가는 몸으로 점점 일하기 힘들어지자 한때는 창고를 가득 채웠던 연장들을 하나둘 떠나보낸 아버지. 그렇게 모든 것을 정리한 줄 알았던 아버지가 끝내 버리지 못한 연장 가방을 보면서 작가는 아버지를 이해하기 위해 자신의 연장들로 아버지의 삶을 그려보고 싶었다고 합니다.
작가는 꽤 오랜 시간 그림을 그리며 살아왔습니다. 작가의 연장은 바로 종이와 연필과 물감 등. 어쩌면 아버지의 연장과는 정반대의 지점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로, 늘 밖으로만 돌던 그래서 실은 잘 모르는 아버지의 지난날을 어머니에게 물어물어 지면에 옮겼습니다. 묵묵히 일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