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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몽어 : 소원을 들어주는 물고기 - 파랑새 사과문고 97
저자 김성범
출판사 파랑새
출판일 2021-11-12
정가 11,000원
ISBN 9788961559560
수량
우리 집에 물고기 네 마리 11
꼬마물떼새 둥지 23
소원을 나눠 주는 물고기 41
물고기가 되었어요 61
산수국이 피는 집 75
만날 수 있을까요 99
나무 물고기 깎는 할아버지 17
물속에서 숨 참기 33
비 내리는 날 49
늘 그 모양 69
몽어할아버지 83
아가 103
엄마 111
섬진강 물줄기가 눈앞에 펼쳐지는 압도적 작품성의 일러스트와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드는 서사가 만난
한 편의 전시회 같은 성장동화!

《몽어》는 끔찍한 일을 겪고 난 뒤,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어린이의 내면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 냅니다. 아이를 잃은 가족들은 마치 물고기들처럼 말을 잃어버립니다. 가족 사이에 대화가 단절되고 웃음소리가 사라집니다. 주인공 ‘나래’는 매일 세숫대야에 얼굴을 들이밀고 숨을 참습니다. 자신이 물속에서 오랫동안 숨을 참는 만큼, 강물에 빠진 동생도 숨이 막히지 않고 잘 버틸 거라 믿기 때문입니다. 손주를 잃은 할아버지는 온종일 나무로 물고기를 깎습니다. 나래가 그런 할아버지를 바라보며 말합니다. 물고기가 되면 물속에서도 숨이 차지 않아 좋겠다고요.
그러자 할아버지는 강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소원을 들어주는 물고기 ‘몽어’ 이야기입니다. 무기력하던 나래에게 한 가지 희망이 생겼습니다. 몽어를 만나 동생을 위한 소원을 비는 일입니다. 어떻게 하면 몽어를 만날 수 있을지 고민하던 나래는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는데요. 과연 나래는 몽어를 만나 소원을 이룰 수 있을까요?

어쩌면 어린이는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할지도 모릅니다. 자기 마음에 생긴 일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것 같던 나래는, 시간이 지날수록 적극적으로 동생을 애도할 방법을 찾아 나섭니다. 나아가 엄마를 보살피겠다는 다짐까지 하는데요. 이로써 가족의 상처를 봉합하고, 엄마와의 갈등을 해결하는 주체적인 어린이상을 보여 줍니다. 책을 펴고 이런 나래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우리 마음 깊은 곳의 무언가가 치유될 것입니다. 나아가 공감과 연대의 소중함을 알게 될 것입니다.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드는 이 책의 서사는 잔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습니다. 마치 고요함 속에 여러 얼굴을 숨긴 강물 같지요. 강은 유유자적하다가도 무섭게 범람하고, 아름답게 빛나다가도 모든 것을 쓸어 가 버리니 말입니다. 이오 작가는 그런 이미지 그대로를 화폭에 옮겼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