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나는 건 맨날 있는 일 … 4
수상한 검은 망토 아저씨 … 9
울적한 해바라기, 환한 히아신스, 춤추는 수수꽃다리 … 19
시큼시큼 할아버지 … 32
새로 시작된 하루, 보랏빛 향기 … 40
말의 정원 가는 날 … 48
할아버지와 민들레 … 61
나의 향수 … 66
이제 향수는 필요 없어! … 71
작가의 말 … 78
입 냄새도 아닌 고약한 말 냄새가 난다고?
게다가 말의 냄새를 모아 세상에 하나뿐인 향수를 만든다니!
친구들이 싫어하는 별명 지어 부르기가 취미이자, 말할 때마다 윽박지르기가 특기인 아이가 있습니다. 바로 이 이야기의 주인공 준수예요. 뾰족뾰족한 가시처럼 마음을 할퀴는 못된 말버릇 때문에 혼나는 것도, 혼자인 것도 이제는 일상이 되어 버렸죠. 우리 주변엔 준수와 같은 친구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짜증이 나서, 지고 싶지 않아서, 더 강해 보이고 싶어서, 이제는 이런 말들이 너무 익숙해져서 아무렇지 않게 툭툭 가시 같은 말을 내뱉는 친구들 말이에요. 그런데 무심코 내뱉었던 말에서 냄새가 난다면 어떨까요? 그것도 아주 고약하고, 매캐한 냄새가 말이죠.
여느 때처럼 놀이터에 혼자 남아 놀고 있던 준수에게 검은 망토를 입은 한 아저씨가 말을 걸어옵니다. 준수에게서 자신이 찾던 아주 쾨쾨하고 축축한 말의 냄새가 난다고요. 게다가 말에서 나는 냄새를 모아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한 향수를 만든다고 합니다. 준수는 ‘말 냄새 수집가’라 소개하는 이 수상한 아저씨의 말을 쉽게 믿을 순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호기심이 불쑥 샘솟는 걸 느낍니다. 입 냄새, 발 냄새, 방귀 냄새는 들어봤어도 말 냄새는 태어나 처음 들어보기 때문이죠. 정말 말 냄새라는 게 존재하는 걸까요? 말 냄새를 가지고 어떤 특별한 향수를 만든다는 걸까요?
마음 깊숙이 숨어 있는 말을 마주할 때,
상처를 딛고 설 용기를 얻게 돼!
검은 망토 아저씨의 말을 확인하고 싶었던 준수는 자신의 말 냄새를 가져가는 조건으로 향기를 만드는 말의 정원에 초대를 약속받습니다. 다음 날, 말의 정원을 찾아간 준수는 열 살 인생에서 가장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되죠. 정원 가득 피어있는 꽃들이 준수를 향해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게 아니겠어요. 그런데 이곳에 모인 꽃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합니다. 모두들 사람이 하는 말에 상처를 입고, 버려졌던 유기 식물들이라는 점이죠. 사실 사람의 마음도 꽃과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