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기(日記 대신
연기(年記를 써야 하는 이유
“일 년이라는 시간, 하루하루 살면서는 알 수 없는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 _랄프 왈도 에머슨
이 한마디에 우리가 일기(日記가 아니라 연기(年記를 써야 하는 이유가 다 담겨 있다. 실제로 매일 일기를 쓰는 건 쉬운 일이 아닌데, 일기 쓰기에 실패할 때마다 우리는 자신의 의지를 탓한다. 하지만 문제는 의지 때문이 아닐지도 모른다. 에머슨의 말처럼 그저 하루하루 살면서는 알 수 없는 많은 것이 있기 때문이다. 평범하고 반복적인 일상이니 일기를 쓰겠다고 마음을 먹어도 사실 며칠 쓰다 보면 별로 쓸 게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런 기록도 하지 않고 우리 삶을 그냥 흘려보내면 많은 것을 놓치고 만다. 그래서 이 책은 1년에 한 번 나를 기록할 것을 제안한다. 연기를 쓰는 행위는 대나무가 마디를 만드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대나무는 계속 쭉 자라기만 하는 게 아니라 주기적으로 마디를 만들어 성장의 흐름을 끊어주기 때문에 더 높이 자랄 수 있다. 우리가 1년에 한 번 나를 기록하는 건 이런 삶의 마디를 만드는 일이며, 이 행위를 통해 관념적이기만 했던 나의 시간에 구체성이 생긴다. 그냥 맥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기록으로 짚고 넘어가면 내가 한 많은 일에도 의미가 생기는 것이다. 분명 당신도 연기를 쓰며 많은 것을 느낄 것이다. 기록한 만큼 당신의 소유가 될 것이고 그 안에서 당신의 이야기를 발견할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얼마나 애써왔는지도 알게 될 것이다.
나를 이해하고 긍정하게 되는
선물 같은 시간
연기 쓰기의 가장 큰 목적은 ‘나를 발견하는 것’에 있다. 이를 위해 이 책은 우리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기억에 남는 올해의 순간이나 올해 내가 가장 크게 성장한 부분을 묻는 문항부터 올해 나의 마음과 관계를 점검하는 문항까지 그야말로 나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묻는다. 올해의 책, 영화, 음악 등 내가 올해 가장 좋아했던 것을 묻는 시상식 형식의 문항도 있다. 그렇게 주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