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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번역의 모험 : 원문을 죽여야 원문이 사는 역설의 번역론
저자 이희재
출판사 교양인
출판일 2021-11-11
정가 16,800원
ISBN 9791187064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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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1장 쉼표
“군살 없는 글이 좋은 글이다”

2장 모으기
“부사가 제자리에 놓여야 문장이 안정된다”

3장 찌르기
“주제조사, 명료한 문장의 비밀”

4장 흘려보내기
“원문 그대로 강박이 문장을 망친다”

5장 맞추기
“운율을 살린 문장이 독자를 끌어들인다”

6장 낮추기
“글의 힘은 허세와 권위에서 나오지 않는다”

7장 살리기
“원문에서 자유로워야 원문이 산다”

8장 사이시옷
“참을 수 없는 사이시옷의 가벼움”

9장 띄어쓰기
“원칙 없는 띄어쓰기가 글쓰기의 문턱을 높인다”

10장 번역가와 문장가
“훌륭한 번역은 곧 훌륭한 문장이다”

11장 사전편찬자 되기
“번역가는 언어의 징검다리를 놓는다”

주석
쉼표 하나, 띄어쓰기 하나에 이렇게 깊은 뜻이 있다고?
고대 그리스부터 근대 조선까지 흥미로운 역사와 맞물려 펼쳐지는 번역의 여정

서양에서 쉼표는 기독교 시대가 열리면서 등장했다. 신의 말을 정확히 옮겨야 한다고 믿었던 기독교인은 오해의 여지 없이 뜻을 정확히 담아내려고 문장부호에 기댔고, 그 덕분에 글의 문턱이 낮아져 글을 눈으로 빠르게 읽어나갈 수 있게 되었다. 한국어의 띄어쓰기는 모든 단어를 붙여써서 뜻이 모호해진 글의 문턱을 낮추려 했던 조선 후기 서양 선교사들의 주도로 받아들여졌다. 이처럼 글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탄생한 ‘쉼표’와 ‘띄어쓰기’가 오늘날에는 왜 되레 글의 문턱을 높이는 주범이 되었을까?
저자는 쉼표까지 그대로 살리는 번역의 영향을 받아 한국어 문장을 쓸 때에도 기계적으로 쉼표를 찍는 사례가 많아진 현실을 지적하며 과도한 쉼표와 띄어쓰기 사용이 글의 문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현행 맞춤법에 따르면 ‘싶어 하다’는 띄어써야 하지만 ‘싫어하다’는 붙여써야 한다. ‘글솜씨’와 ‘말솜씨’는 붙여써야 하지만 ‘요리솜씨’와 ‘노래솜씨’는 띄어써야 한다. 이렇듯 예외에 예외가 겹치면서 띄어쓰기 자체가 족쇄가 되어 글쓰기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입말을 그대로 옮긴 글로 마음을 사로잡았던 고대 그리스인들처럼 말하듯이 글을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태초에 있었던 것은 말이지 글이 아니다. 말하듯 쓰면 문장은 저절로 깨끗해진다.

원문에 얽매이지 않아야 비로소 원문이 살아나는 역설의 번역론

번역은 말과 말을 잇는 일이다. 다시 말해 원문과 번역어를 연결하는 일이다. 이때 원문에 충실할 것이냐 번역어에 충실할 것이냐는 번역가들이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이다. 저자는 원문을 엄격하게 따라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번역자가 사소한 대목까지 옮겨놓으면 독자가 고통스러워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원문에 무작정 끌려가지 않으면서 원문을 생생하게 살리기 위해 필요한 번역 원칙이 무엇인지 자세히 다룬다. 주제가 무엇인지 찔러주는 역할을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