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독자들에게
서문: 나무에 대하여
1 나무, 열정, 맛
비버가 준 영감
맛의 문제
2 맛있는 나무
너도밤나무 피자
런던에서 온 엽서
위스키 맛의 70퍼센트
비밀 술집의 스페셜티 칵테일
제노바 럼 투어
나무에서 영혼으로
베트남 숲의 영혼
소나무를 요리하는 숲속 식당
푸른 요구르트
아삭한 피클의 비밀
밀 맥주와 낙엽송
발사믹 식초에 붙은 번호
슈거 문이 차오르다
포도와 오크의 화합
트러플 사냥
나무껍질에 숨겨둔 치즈
나무과자 실종사건
3 맛있는 나무의 미래
나무와 친구들
숲의 혁명
감사의 글
주
찾아보기
설탕단풍나무에서 나는 초콜릿 맛을 찾아서
찐득하고 다디단 메이플 시럽을 단풍나무 수액으로 만든다는 건 누구나 안다. 정확히는 설탕단풍나무의 수액이 원료다. 이름에서 풍기는 아우라가 이미 달다. 아르투르는 설탕단풍나무의 수액을 누가 어쩌다 졸여 시럽을 만들었을지 신화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오래도록 수액 채취를 업으로 삼아온 한 사람을 만나러 떠난다. 얼음이 녹고 시내가 흐를 때 설탕단풍나무 껍질 아래로 수액도 흐르기 시작하고, 채취업자들은 이때를 진짜 봄이라고 생각한다. 숲 전체에 파이프를 연결해 뽑은 수액들은 캐러멜화를 거쳐 시럽이 되는데, 천연 수액 40리터에서 겨우 1리터만 시럽이 된다. 그렇게 생산된 황금빛의 상큼한 꽃향기가 감도는 시럽은 과연 어떤 맛일까? 고급 다크 초콜릿과 밀크 커피, 바닐라, 캐러멜 향이 어우러진 복합적인 단맛.
저자도 인정하지만, 낯선 맛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수차례 가공을 거쳐 탄생한 식품들에 빗대는 것이 최선이다. 저자는 맛을 표현하는 어휘가 특히 서구권 언어에 부족하다면서, ‘싱겁다’(충분히 간이 되지 않아 밋밋한, ‘맵싸하다’(민트처럼 화한 맛이 있는, ‘시큼털털하다’(덜 익은 사과 같은의 단어가 있는 라오어를 부러워한다. 한국어는 어떨까? 낯선 나무의 맛을 풀어내는 데 어떤 어휘들이 동원되었는지 찾아보는 것도 이 책의 재미 가운데 하나다.
지금껏 몰랐던 나무의 풍미와
최고의 요리를 만나게 해주는 독특한 안내서
대대손손 위스키 숙성에 오크통만 써온 양조장에 낙엽송을 들이미는 과감함, 아르헨티나에서 보낸 나무 설탕절임 택배를 찾아 1년을 헤맨 집요함이 담긴 이 책은, “맛있다!”라고 외친 감탄의 원천이 나무였다고 옆구리를 쿡쿡 찌른다.
피자나 와인, 위스키, 식초 등 익숙한 음식에서 나무의 영향을 찾아내고 그 맛을 감지하는 과정이 꽤나 흥미롭다. 맛을 만들어내는 것은 비단 나무뿐만은 아니다. 오랜 세월을 지켜온 레시피, 세계대전 당시 전쟁통에 사라졌던 다양성을 복원해내는 노력, 다락방에서 익어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