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나를 연결하는 신기하고 이상한 것, 그것은 ‘마음’
『여기는』의 출발점은 따뜻하고 포근한 엄마의 무릎 위이다. 그 다음으로 ‘동네 한가운데’ ‘공원 근처’로 이어지면서 공간이 점점 넓어지는 듯하다가 갑자기 다시 집 안의 ‘의자 위’로 돌아온다. 여기서 ‘인식의 확장’을 그리는 다른 책과 차별되는 길을 가고자 함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정해진 방향이 아닌 다양한 방향을 향해 움직이다가 마지막엔 이 모든 움직임을 가능하게 했던 ‘마음’에 도달한다. 따스함과 유머러스함을 갖춘 오이카와 겐지의 그림을 따라서 가다 보면 어느새 놀라운 마음의 여행을 하게 될 것이다.
사이하테 타히는 이 책을 통해 집에 앉아 있다고 해도 우리의 마음을 가둘 수는 없다는 것을, 또 세상은 우리의 마음이 도달하는 곳이라는 것을, 그러므로 우리는 아득히 넓은 세상 안에서 언제나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코로나 때문에 이동이 제한되고 그 제한된 이동마저 마스크 때문에 갑갑하게 느껴지는 지금,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마음의 자유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훌륭한 위로가 될 것이다. 『여기는』은 ‘세상과 나를 발견하는 순간(아사히신문’을 그린 감동적인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