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오 리오니의 자아상이 녹아 있는 캐릭터, 제럴딘
디자이너이자 아트 디렉터로 일하면서 화가, 조각가, 사진작가로도 활동한 레오 리오니는 ‘예술가’의 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던 작가이다. 이미 우리에게 잘 알려진 《프레드릭》에서는 들쥐 프레드릭이 등장하여 겨울 양식이 떨어진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며 따뜻함을 전한다. 여기서의 프레드릭은 시인을 표상하면서 작가 자신을 나타내기도 한다.
《음악가 제럴딘》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헛간 구석에 사는 생쥐 제럴딘은 어느 날 커다란 치즈 덩어리 안에서 피리 부는 치즈 쥐를 발견한다. 마치 조각가 미켈란젤로가 큰 돌덩어리에서 다비드 상을 끄집어낸 것처럼! 이는 신기하게도 레오 리오니의 실제 경험과도 연결된다. 조각가였던 리오니는 인도에 들렀다가 시타르라는 악기를 접하게 되면서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한 음악의 선율을 리오니는 금실, 은실로 시각화했다.
레오 리오니는 이 작품을 통해 음악이 주는 감동과 음악가의 역할에 대한 고찰을 하고 있다. 제럴딘이 음악가로 거듭나는 과정을 보면 배를 주리면서도 음악을 지키고자 하는 강한 열망과 몰입이 존재한다. 이는 실제 삶에서 직업인이면서 예술인으로 살아간 레오 리오니가 추구하는 예술가의 모습이기도 할 것이다.
★ 음악 예술을 나누는 따뜻한 사회를 꿈꾸며
레오 리오니는 예술을 논할 때 관계 속에서 이야기한다. 그의 작품을 보면 나 혼자 만끽하는 예술이 아니라, 다른 이들과 나누는 예술의 힘에 대해 자주 역설한다. 《음악가 제럴딘》도 예외는 아니다. 해외 저널에서 “우정과 나눔, 그리고 음악이 가진 마법의 힘을 제대로 보여 준 작품”(스쿨 라이브러리 저널이라고 평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야기 속에서 제럴딘은 혼자 사는 생쥐이지만, 외곬이거나 욕심쟁이는 아니다. 친구들과 치즈를 나눌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지녔다. 자기 안에 음악이 있음을 깨닫고, 더 이상 치즈 쥐의 연주를 들을 필요가 없게 되었을 때는 아낌없이 치즈를 내어 준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