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책은 재미없다고? 책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의 마음에 공감해 주는 책
공포 동화의 열혈 독자인 3학년 마리지는 눈이 빠지게 기다리던 ‘오싹오싹 공포 책꽂이’ 시리즈 100번째 책 『홍콩 할매의 피 흘리는 저주』를 도서관에서 받자마자 후다닥 읽었다. 하지만 책이 생각보다 너무 시시하고 재미없어서 실망했다고 친구들에게 털어놓는다.
반 아이들에게 ‘귀신 박사’로 통하는 리지가 자신이 읽은 책 내용을 맛깔나게 들려줄 때 아이들은 무서워하면서도 집중해서 재미있게 듣는다. 그럴 때 리지는 제일 으쓱해진다.
한편 그런 리지가 얄미운, 책 안 읽는 강기둥은 ‘원래 책은 재미없다’라고 늘 말하는데, 그런 강기둥에게 『홍콩 할매』는 ‘모든 책이 다 재미있지는 않다’라고 인정하는 계가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러나 그 순간, 롤러코스터 같기도 하고 토네이도 같기도 한 광풍이 불어 세 아이는 어디론가 빨려 들어가고 어두침침한 공간에서 서서히 눈을 뜬다.
모든 책은 다 가치 있으며 쓸모 있다는 엄마의 주장에, 리지는 3학년 정도면 그리고 토요일만큼은 내가 읽고 싶을 때 읽고 싶은 책을 제약 없이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공포 동화의 가치에 대해 엄마에게 목소리를 높여 이야기한다.(그래도 리지는 엄마가 읽으라고 사 주신 책들은 휙휙 넘기면서라도 다 읽는 편이다.
리지의 독서 편식과, 모든 책이 다 재미있지는 않다고 기둥이에게 인정할 때 독자들은 맞아! 공감할 것이다. 요즘 세상에는 책보다 재미있고 자극적인 게 너무 많은가. 저자는 책 읽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리지의 목소리로 공감하고, 어린이 책은 재미있든 유익하든 무조건 한 가지 면에서는 매력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책 『오홍홍홍 홍콩 할매』는 제목부터 유쾌하고 빈틈없이 재미있게 써 내려갔다. 그림을 그린 김영수 작가 역시 오홍홍홍~ 하며 웃는, 홍콩 할매의 목소리를 담은 동화가 되도록 멋진 캐릭터를 창조해 책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어릴 적 엄마 아빠를 벌벌 떨게 하던 홍콩 할매 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