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6:30 탄로 난 비밀 --- 7
오전 7:40 커다란 입 속으로 --- 17
오전 8:45 금 밖으로 밀려나다 --- 28
오전 10:00 이제 정말 끝이야! --- 43
오후 12:50 초콜릿 --- 56
오후 1:40 pride, 명사, 자존심 --- 69
오후 3:00 엄마에게도 엄마가 있다 --- 81
오후 4:20 미안해, 동구야 --- 94
오후 6:30 리듬을 타는 연습 --- 107
오후 8:15 오늘이 가기 전에 --- 119
오후 9:30 우리의 내일 --- 127
함께 웃고 떠들며 같은 반지를 나눠 낀다는 것,
그 누구도 나를 혼자 서 있는 아이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 좋았는데.
눈 깜짝할 사이 금 밖으로 밀려나 버렸다.
동희의 엄마와 아빠는 함께 횟집을 운영한다. 아빠는 새벽부터 바다에 나가 거둬 온 것들을 정리하고 가게 문을 연다. 엄마는 이어서 야무진 손으로 횟감을 손질하고 손님을 모은다. 뭐든 정확하고 최선을 다하는 엄마는 동희와 동구에게 언제나 살뜰하다. 여덟 살 동구의 요즘 가장 큰 관심사는 풍선껌 불기이다. 아무리 연습해도 마지막 단계에서 실패한다며 울상이다.
동희와 동구가 다니던 학교가 폐교된 후에 다른 아이들은 모두 옆 마을 학교로 옮겼지만 동희는 멀리 읍내에 있는 학교로 전학을 했다. 쉽지 않은 선택인 걸 알지만 동희는 아는 사람 없는 곳에서 생활해 보고 싶었다. 이 학교로 전학 온 후 동희는 하연이와 가까워지며 이어서 유미, 선영이, 홍아와도 친해졌다. 그런데 어제, 하연이와 둘이서만 나누었던 비밀 이야기를 다른 아이들이 알게 되었다. 갑자기 냉랭한 아이들 앞에서 동희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비밀을 알고 있는 건 하연이뿐인데, 혹시? 근거 없는 의심까지 떠오르니 동희는 스스로가 비겁하게 느껴진다.
게다가 오늘은 영어 말하기 대회가 있는 날이다.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필리핀에서 온 엄마 덕분에 평소에 영어에 자신 있던 동희는 이번 대회에서 꼭 1등을 하고 싶었다. 밋밋하던 연설문에 엄마의 아이디어를 더해 멋지게 완성했던 그날이 떠오른다. 그런데 이 마당에, 필리핀의 전설적인 복서 이야기로 시작하는 연설문을 어떻게 발표할 수 있을까. 마이크 앞에 선 동희의 머릿속은 엉망이 되고, 당장이라도 엄마 품에 안겨 엉엉 울고 싶은 마음뿐.
“눈을 감으면 안 돼. 상대를 봐야지.”
흔들리는 샌드백을 따라, 리듬을 타는 연습
작가 임은하는 촘촘하게 진행되는 하루의 타임라인을 바투 쫓으며 열세 살 동희의 심리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어쩌면 어제나 내일과 다를 것 없을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