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비빔밥 잔치
우리들의 착한 식단
글짓기
다리 떠는 버릇
운동장에서
신발 멀리 차기
은행
신발
시험 증후군
도끼로 연필 깎기
하루살이
비린내 현상
그림자
별별 별
비빔밥 잔치
손톱
콘센트
미용실에서
요산 문학관에서
꽃다발
제2부 싸움과 싸움
심부름
집
손 연필
코로나에게
안전거리
싸움과 싸움
변비
아빠 구두
짭짤한 말맛
계약금
설거지하는 아빠
이사
바지 주머니
김해 고모
할머니
허리띠
싸늘한 여름
어떤 계산법
아빠의 폐
닮은꼴
새벽
제3부 빙하 장례식
새
그리움
태풍
플라스틱
나뭇잎
용수철
돌부리의 시
문자 메시지
새끼 고양이에 대한 예의
단발령
빙하 장례식
아파트
꽃을 사는 일
거미의 오해
역원근법
묵언 수행을 하라고요?
엄마 생각
멸치볶음
어떤 수업
해설
시인의 말
청소년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따뜻한 손길
오랜 세월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해 온 만큼 청소년을 바라보는 시인의 눈길은 자상하기 그지없다. 시인은 아이들에게 다가가 무릎을 낮추어 눈높이를 맞추고, 쉽게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아이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들여다보면서 청소년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을 빠짐없이 짚어 낸다. 신발 멀리 차기 놀이를 하다가 문득 별거 중인 엄마 아빠를 생각하면서 “아빠의 마음도/별거 중인 엄마한테/깨금발로 뛰어갔으면 좋겠다”(「신발 멀리 차기」는 아이의 간절한 바람을 새겨듣거나, “암세포들을 데리고/닿을 수 없는 곳으로 간 엄마” 생각에 “매일 눈물 밥을 짓는”(「은행」 아이의 슬픔을 헤아려 본다. 다리를 심하게 떠는 아이에게는 “스스로 터득했다는 비법”(「다리 떠는 버릇」을 알려 주기도 하고, “시험 때만 되면/가슴이 울렁울렁/한 시간에 한 번꼴로/꼭 지퍼를 내려야 하는”(「시험 증후군」 아이의 불안한 마음까지 세심하게 읽어 낸다.
1
공부를 끄고
쉬고 싶음!
2
생각을 켜고
살고 싶음!
―「콘센트」 전문(35쪽
머리털은
꼬박꼬박 잘도 자라는데
공부 실력은
왜 자라지 않는 걸까?
공부 실력도
꼬박꼬박 잘 자라서
덥수룩한 걱정을
시원히 깎았으면 좋겠다
―「미용실에서」 전문(36쪽
아이들의 속내까지 들여다보는 섬세한 시선
이 시집에는 유독 결손 가정의 아이들이 자주 등장한다. 그러나 부모가 없거나 엄마 아빠가 별거 중인 환경에서도 아이들은 “외로움을/건너”(「꽃다발」가며 꿋꿋하게 지낸다. 암으로 일찍 세상을 떠난 엄마가 밉기는 해도 “미움의 겉껍질”을 벗겨 내고 “희디흰 그리움”만 간직한 채 애써 마음을 달랜다. “아빠 엄마가/낡은 집 문짝처럼/삐거덕거릴 때마다/나와 동생들은 자꾸 달달거리”(「싸늘한 여름」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오히려 “흩어진 엄마 아빠 마음을/어떻게 다시 모을 수 있을까?”(「계약금」 곰곰 궁리해 본다.
멀리 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