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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빛나는 그림자가 -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82
저자 황선미
출판사 시공주니어
출판일 2021-10-05
정가 11,000원
ISBN 9791165796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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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이 넝쿨째|딱 걸려서|비밀 공책|비밀을 위한 비밀|눈썹이|오지 않을 차례|구덩이 아이|누구나의 처음|사라지는 애|작가의 말
태연한 표정 아래 감춘 위태로운 마음
빛나라는 전학 간 학교에서 행운처럼 마음에 드는 친구들을 사귄다. 이번만큼은 ‘입양아’임을 절대 들키지 않고 잘 지낼 거라고 거듭 다짐한다. 지난 학교에서 과거가 알려지며 따돌림을 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몽’을 발표하라는 학교 숙제가 주어지자 불안감이 치솟는다. 남들에게는 별거 아닌 작은 일이 빛나라에게는 일상이 뒤집힐 만한 큰 위협으로 다가온다.

태몽은 인터넷만 뒤져도 골라 쓸 게 널렸다. 거기서 호박을 찾았고, 태몽 풀이까지 적당히 베꼈다. 흔해 빠진 태몽보다 그럴싸해 보이고 풀이도 나쁘지 않아서. 꾸며 쓰는 것쯤 장빛나라한테는 식은 죽 먹기다. -본문에서

누구나 당연히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태어나 자랐을 거라는 가정은 빛나라의 결핍을 도드라지게 하며 아프게 한다. 하지만 빛나라는 내색하지 않는다. 상처와 외로움을 표현하는 일은 현재 가족에게 걱정을 안길 테고, 빛나라가 서 있는 자리 역시 위태롭게 만들기 때문이다. 태연한 얼굴로 버티는 빛나라의 내면에는 폭풍이 휘몰아친다. 이런 극명한 대조는 긴장감을 자아내며 읽기의 몰입을 높인다.

글쓰기의 힘으로 무게를 덜고 균형감을 찾는 아이
빛나라는 절친인 은재, 유리와 공유하는 비밀 공책이 너무 좋다. 사소한 일상부터 깊은 속마음까지도 다 나눌 만큼 특별한 친구가 생겼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책을 채우는 일이 쉽지 않다. 감추고 싶은 비밀을 피해 ‘진실’만으로 얘기를 이어 가기가 힘에 부치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꾸며 쓴 이야기’를 적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상상력을 발휘해 쓴 이야기에, 자꾸만 보육원 시절의 기억이 섞여 든다. 친구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기분에 마음이 무겁지만 빛나라는 이야기를 쓰며 상처를 드러내는 연습을 하고, 위로와 치유를 받는다. 관계가 틀어지면 곧장 도망치던 빛나라가 지금 자리를 지키기로 결심한 동력에는 글쓰기가 있다. 무거운 비밀을 지닌 탓에 빛나라는 현실에서 균형을 잃곤 했는데, 그 무게를 글쓰기로 덜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