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1부 당신의 죽음은 안녕하십니까
1 나는 산 자가 아닌 죽은 자를 위해서 일한다
2 20여 년 전 저승의 문턱에 다녀온 뒤
3 죽은 몸을 돌보는 일에 관하여
4 시신은 돌아가신 후 말을 한다
5 코로나 사망자들의 마지막을 수습하며 1
6 코로나 사망자들의 마지막을 수습하며 2
7 이 땅 위에 연고가 없는 사람은 없다 1
8 이 땅 위에 연고가 없는 사람은 없다 2
9 사람이 혼자 살 수 없는 동물이라면
10 삶과 죽음은 하나의 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11 죽음을 끈으로 묶는다는 것은
12 무엇을 입고 죽을 것인가
13 우리는 누구나 아기의 얼굴로 죽는다
14 죽은 뒤에 리무진을 타면 무엇 하나
15 장례는 산 사람들의 놀음이기에
2부 죽음의 곁에서 생각했던 것들
16 내가 처음 죽은 몸을 닦아드리던 그날
17 장례지도사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18 장례식, 절대로 업체에 휘둘리지 말라
19 핏줄이란 무서운 것이다
20 배려의 시작은 ‘자주’에 있다
21 유산과 상속에 관하여
22 가족은 그들을 잊을지라도, 우리는
23 내가 잊지 못하는 그 공무원
24 죽음에는 국경이 없다
25 베이비붐 세대가 가장 나쁜 인간들이었다
26 제사란 무엇인가
27 명당은 ‘좌택시 우버스 1분’이라는 걸 잊지 말길
28 전통과 형식보단 인간에 대한 존중이 먼저다
29 어른이 사라진 시대, 교육이 사라진 시대
30 내가 바라는 나의 죽음
20여 년 전 저승의 문턱에 다녀온 뒤,
장례지도사의 일을 하기로 결심하며
그가 이 일을 해온 지 어느덧 17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나는 죽음을 돌보는 사람입니다』는 바로 그토록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는 저자 강봉희가 그동안 죽은 이들을 위해 일하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담겨 있다. 영안실에서, 또 현장에서 시신을 만나는 게 자연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그는 산 자와 죽은 자들에 관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그는 시신을 만지면서 우리에게 무슨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할까? 그가 생각하는 인간다운 삶, 인간다운 죽음은 무엇일까?
책의 저자 강봉희가 장례지도사의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평범하진 않다. 그는 1996년 사십 대 중반의 나이에 방광암에 걸려 병원에서 시한부 삼 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로부터 몇 년간 투병과 재발을 반복하는 고통스러운 과정 끝에, 저자는 자신의 만약 살아서 병원 밖을 걸어 나간다면 정말로 인간답게 살아보겠노라고 마음먹는다. 돈 때문에 전전긍긍하지 않고, 남과 다투지 않고, 다만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하며 살아가겠노라고.
그때 저자의 눈에 들어온 것은 병실의 창문 너머로 보이는 장례식장이었다. 매일처럼 시신이 오가는 장례식장 앞의 풍경을 바라보며, 그는 죽은 사람을 위한 봉사를 해야겠다고 결심한다. 죽은 사람의 몸, 시체에는 누구도 손을 안 대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저기서 저 일을 하고 있다. 세상 사람들이 가장 꺼리는 일이지만, 누군가는 해야 마땅한 일이고, 이 세상에서 가장 필요하고도 존엄한 일이다. 그는 암에서 완쾌된 뒤 장례지도사가 된다. 강봉희는 그게 죽을병으로 몇 년 동안 죽네 사네 하다가 간신히 살아 돌아온 자신이 누군가를 위해 베풀 수 있는 유일한 일인 것 같았다고 고백한다.
고독사에 관한 그의 전언, 그리고
코로나란 비극에서 인간의 죽음을 생각하다
그랬던 그가 가장 마음 아파하며 신경을 쓰고 있는 건 무연고 고독사의 시신이다. 이 땅 위에 연고가 없는 사람이 어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