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진짜 중요한 한 가지 소원
새미의 두 번째 소원은 노래를 잘해서 텔레비전에 나가고 싶다는 것이다. 새미는 엄마를 닮아서 음치지만 역시 두 번째 소원도 이루어진다. 재주 많은 아이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에 나가게 된 새미는 이제 아예 스타 대접을 받는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엄청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친구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수지는 새미에게“나는 처음부터 네가 좋았어. 우리 친하게 지내자”는 쪽지를 보내오기도 한다. 새미의 앞날에 거리낄 것은 하나도 없어 보인다. 프로그램에 나가 1등에 뽑히기만 하면 만사형통일 텐데, 소원을 들어주는 푸리가 있는 한 1등은 새미 것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결승전에 올라간 새미는 다른 아이들에게도 푸리처럼 소원을 들어주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다들 1등이 되는 소원을 빌었다면 대체 누가 1등이 되는 걸까? 놀랍게도 우승은 소원을 들어주는 존재도 없이, 춤이 좋아서 하루에 열 시간도 넘게 춤을 추었다는 춤 신동에게로 간다.“ 재능이 어떻게 노력을 이기겠니.”평소 새미랑 사이가 좋지 않던 하늘이가 말하지만 새미는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내가 제일 잘했다고 생각해.”그러자 푸리가 말한다.“ 감동이 없었던 거지.” 그래서일까, 차츰 아이들은 새미 주위에 덜 몰려든다. 어떤 애들은 새미가 잘난 척을 한다고 험담을 하기도 한다.
『새미와 푸리』는 어떤 소원이든 이루어진다는, 누구나 한번쯤 꿈꿔 볼 만한 상황을 제시하고 있지만 결코‘기본’을 저버리지는 않는다. 그 기본이란, 어딘가 목적지가 있다면 눈 깜짝할 사이에 뚝딱 도착해 있기를 바라지 말고 한 걸음 한 걸음 발걸음을 내딛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본대로라면 무엇이든 이루어진다는 세 가지 소원 자체가 다소 비겁한 게 아닐까? 하지만 무엇을 꿈꿔야 할지도 모르는 새미 같은 아이에게라면 먼저 기운을 북돋워 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푸리가 들어주는 세 가지 소원은 새미의 등을 다독다독 두드려주는 응원 같은 것이다.
이제 마지막 소원을 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