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의 무게를 견디며 현재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에게 보내는 격려와 응원!
흔히들 어린이는 오늘을 사는 존재라고 말한다. 하지만 어린이라고 온전히 오늘에 발붙이고 오늘만을 살아가기가 쉬울 리 없다. 때로는 자신을 놓아 버리고, 오늘을 놓아 버리고, 멀리 달아나고 싶을 때가 적지 않을 것이다. 《모퉁이를 돌면》의 세 주인공도 그렇다.
연우는 외톨이가 되기 싫어서, 달리 하고픈 일이 없어서 현아 패거리와 어울려 다닌다. 하지만 현아가 하자는 대로 걸 그룹 댄스를 연습하는 일은 아무리 해도 좋아지지 않는다. 스타뮤직 연습생이 되는 것은 현아의 꿈이지 연우의 꿈은 아니니까.
그런데 그런 연우에게 처음으로 “싫으면 안 추면 되잖아.” 하고 말해 준 아이가 있다. 아파트와 상가만 빼곡히 들어찬 연우네 동네에 어울리지 않는 낡은 빌라, 그래서 유령 빌라라는 별명까지 붙은 곳에 사는 지상이다.
지상이는 엄마 잃은 길고양이들의 밥을 챙기고, 연우에게 하나밖에 없는 우산을 빌려 줄 줄 아는 아이다. 창을 열면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발이 보이는 반지하에 살지만 연우와 달리 저만의 꿈도 있다. 구두 디자이너가 되어 제화공인 아버지와 함께 일하는 것이 지상이의 꿈이다.
연우는 지상이가 그린 구두 그림을 보면서 처음으로 부러움을 느낀다. 현아 패거리가 하자는 대로 자신을 내맡겨 온 연우에게는 낯설고도 설레는 경험이다. 지상이 앞에서는 속마음을 솔직히 털어놓을 수도 있고, 지상이네 작은 방에서는 벌러덩 드러누울 수도 있다. 하지만 현아 패거리 앞에서 지상이를 친구라고 인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모퉁이를 돌면
견우는 누가 보내는지 알 수 없는 수상한 쪽지 때문에 마음이 뒤숭숭하다. ‘견우별, 아무것도 믿지 마.’ ‘죽도록 기억해.’ ‘속지 마, 견우별.’ 그저 장난이라고 치부해 버리기에는 절박함이 느껴지는 쪽지라 무시하기도 쉽지 않다. 그러던 어느 날, 견우는 늘 파란 야구 모자를 눌러쓴 채 책에 고개를 박고 있는 미로가 제 책상에 쪽지를 밀어 넣는 모습을 목격한다.
“이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