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보기

도서명 가로미와 늘메 이야기
저자 허수경
출판사 주식회사 난다
출판일 2021-10-03
정가 13,800원
ISBN 9791191859041
수량
자네, 마음병이라는 거 아는가? / 07
너희들은 자매야 / 21
저 새가 진짜 좋은 소식을 가져오려나 / 35
나는 못 걸으니까 / 51
아이들은 우리보다 언제나 더 현명하다네 / 65
잃어버린 게 있어서 슬픈 거지 / 87
이루어진다고 믿으면 이루어져 / 105
내가 너를 사랑하니까 너는 내 딸이었어 / 121
마음이 다정해서 아마 다시 올 거야 / 139
너 외롭니? / 155
나는 너야, 너는 나구 / 173
너는 정말 돌아온 거야 / 189
그러니까 지금은 같이 가자 / 203
마음의 말은 들어서 아는 게 아니잖아요 / 223
작가의 말 / 239
개정판 작가의 말 / 243
우리나라 산의 능선과 강의 물결을 닮은
시인 허수경의 시작과 끝, 그 전부

그러니까 떨어져 있다는 그 ‘거리’로 말미암아서요. 거리감이 있어야 멀리 산도 계곡도 호수도 한눈이라는 한 도화지에 그려넣을 수 있는 것처럼 말이에요. 독일로 떠난 시인이 ‘우리나라 산과 강과 물의 이야기’를 누구보다 가장 한국적으로 쓸 수 있었던 연유 역시 그 거리의 그리움이 간절함으로 두 무릎을 꿇게 하였겠구나, 새삼 알게도 되었어요. 이들 남매뿐 아니라 동화 속 등장하는 인물들 역시 우리 전통을 고수하는 역할로 등장하는 이유에 대해서도요. 우리 전통의 농사를 지을 줄 알고 우리 전통의 악기를 만질 줄 알고 우리 전통의 약을 지을 줄 알고 우리 전통의 절기와 우리 전통의 사계절을 우리 전통의 문화로 알고 한데 어우러져 살아가는 사람들…… 도통 거스름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왜 산의 능선을 강의 물결을 닮았는지도요.

이야기는 어렵지 않게 잘 읽혀요. 줄거리의 요약이 중요한 게 아니라 무심코 툭 시인이 흘린 문장들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갈까 두 손 가득 담으려 안달이 나는 데서 이야기를 꼼꼼히 붙잡게 되는 읽기의 방식도요. “잃어버린 게 있어서 슬픈 거지” “마음이 다정해서 아마 다시 올 거야” “나는 너야, 너는 나구” “마음의 말은 들어서 아는 게 아니잖아요” 그리고 특히나 이 두 문장요. “사랑…… 사랑이 뭐예요? 뭘 사람들은 사랑이라고 해요?” “사랑이란 자기를 잃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아닐까.”

이 책을 읽는 내내 시인이 마냥 그리웠던 이유는 시인이 간절히 그리워했던 것이 무엇인지 이제야 명확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서였어요. “저의 몸과 마음,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우리나라 산천이 키워준 나에 대한 생각”(「작가의 말」을 고스란히 받아적었다 하는 데서 이 책은 시인 허수경의 시작과 끝, 그 전부더라고요. 결국 시인의 간절한 그리움의 대상은 시인 자신이었겠구나, ‘뜨거운 눈물과 함께’ 이제야 정확히 아는 뒤늦음. 더 살피지 못해 미안했다고, 그리 외롭게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