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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용맹호 - Dear 그림책 (양장
저자 권윤덕
출판사 사계절출판사
출판일 2021-09-30
정가 17,000원
ISBN 9791160947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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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각인한 기억, 몸으로 나타나는 아픈 기억들
그림책 속 인물, 용맹호 씨는 매일 아침 정비소로 출근합니다. 온종일 자동차 일곱 대를 수리하고 소금 땀으로 범벅이 된 정비복을 벗고서 퇴근합니다. 용맹호 씨는 파월장병으로 불리는 베트남전쟁 참전 군인이며 지금은 딸도 아내도 기억에서만 꺼내며 혼자 살고 있습니다.
1954년 베트남의 상황은 한반도와 비슷했습니다. 오랜 프랑스 식민 지배를 벗어난 기쁨도 잠시, 제네바 협정(휴전 협정에 따라 남북으로 갈라진 베트남은 2년 뒤인 1956년 통일 정부를 구성하는 총선거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부패한 독재로 신임을 얻지 못한 남베트남 정부가 질 것이 뻔한 총선거를 거부하고, 공산화를 우려한 미국이 1964년 직접 군사개입하면서 베트남전쟁은 국제전으로 치달았습니다. 미국의 명분은 반공이었으나 가장 가까운 동맹국들조차 전쟁 참가를 거부한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1964년부터 1973년까지 네 차례에 걸쳐 총 4만 7,872명(연인원 32만여 명을 베트남에 파병하였습니다. 안보를 보장받고 경제적 실익을 계산한 결정이었습니다. 미국 외 7개국이 참가한 전쟁에서, 한국은 미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군사를 파병하였습니다. 용맹호 씨도 그중 한 군인으로 베트남에 갔습니다. 용맹호 씨가 간 곳은 베트남 중남부 빈딘성. 야자수가 자라고 바다가 보이는 곳이지만, 곧 고엽제(독성 제초제로 나무는 타들어 가고 불길에 집어삼켜질 곳이기도 합니다.
이 그림책은 오늘 일터에 가는 평범한 노동자 용맹호 씨를 꼬박꼬박 그리면서, 그의 기억이 불러낸 베트남의 환영을 중첩하여 보여줍니다. 출근길 횡단보도 앞에 서 있는 검정 옷의 베트남 여인과 아기, 잠자리에 들면 꿈틀거리며 떠오르는 짙은 정글의 생명체들, 이국의 땅을 짓누르는 군화와 전장을 채우는 총소리. 현실과 기억이 혼재하는 가운데, 용맹호 씨의 몸은 점점 변해 갑니다. 귀가 셋, 가슴이 셋, 눈이 셋, 발이 셋, 부푼 몸으로 출근 버스에 오르는 용맹호 씨는 오늘도 살아가려 출근을